수사·재판 얽힌 의원 무려 30명…‘사법 쓰나미’에 민주당 ‘멘붕’

전경운 기자(jeon@mk.co.kr) 2023. 4. 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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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돈봉투 의혹에 10~20명 연루
대기업 로비 관련 수사도 진행
재판받는 이재명, 매주 법원으로
불법 정치자금 등 모두 돈 문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검찰이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을 받은 의원이 10~20명이 된다는 검찰 조사에 더불어민주당이 말 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앞서 별도의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기소·재판 상태에 있는 의원들도 다수 존재하는 데다 아직 수면 위로 떠 오르지 않은 의혹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30명에 달하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사법 리스크에 얽히는 사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전날 돈 봉투 의혹에 대한 이 대표의 공개 사과로 사태 조기 해결 의지를 드러낸 민주당은 18일에는 관련 언급을 자제하며 검찰 수사와 여론의 추이를 살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 요구와 한·일 정상회담 및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고, 이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 관련 언급만 있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돈 봉투 의혹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기로 한 가운데 언론을 통해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가 살포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당 지도부도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현역 의원이 20명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총선은 물론 당의 존립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당이 술렁이고 있다.

검찰은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녹취 파일에서 윤관석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언급된 현역 의원 10~20명에 대해 실제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공개 입장문을 통해 혐의를 부인한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 말고도 ‘피의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것이다.

대장동 의혹 수사는 물론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으러 매주 법원에 나가고 있는 이 대표와 더불어 ‘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기동민·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 등 이미 ‘사법의 영역’에 들어가 있는 현역 의원만 7~8명에 이른다.

기동민 의원과 이수진 의원은 이날 김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기 의원 측은 “양복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대가성은 없었고 나머지 금품은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기 의원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법원에서 30년을 선고받은 범죄자의 번복된 진술에 의존한 검찰의 기획 수사이자 정치 재판”이라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려진 것 외에도 물밑에서 수사 중인 민주당 현역 의원 연루 사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과 수사기관 등에 따르면 민주당 A의원은 한 대기업이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로비 대상으로 지목돼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대로 수십명의 현역 의원이 사법 판단을 받게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면 다수 의원이 혐의를 받는 인천 지역은 괴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거의 모든 의혹이 불법 정치자금 등 돈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도덕성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당의 대응을 보면 상당히 무감각해져 있다. 지금 윤리 감각이 엄청 퇴화해 있다”며 “지금 당 지도부의 대응이 조금 안일한 것 아닌가,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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