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학계·단체 "대통령기록물 열람 제한, 알 권리 침해"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반대' 표명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특별전시실에서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 /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기록학계와 기록관리·정보공개 관련 4단체(한국기록전문가협회,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한국기록학회, 한국기록관리학회)는 정부가 내놓은 대통령기록물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18일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아카이브의 사회적 책무에 역행하는 행정 편의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3월7일 행정안전부가 입법예고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개정안은 전직 대통령 사망 시 유가족의 추천을 받아 대리인을 지정하는 절차와 이 대리인이 열람할 수 있는 기록물의 범위 등을 별도로 규정했다.

대리인 열람 범위는 △전직 대통령 및 가족 관련 개인정보 △전직 대통령 및 가족의 권리구제를 위한 정보 △전직 대통령 전기 출판 목적을 위한 정보로 한정됐으며 대리인 심의 기한 등도 기존보다 늘어났다.

행안부는 그간 불투명한 열람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으나 노무현재단 등에선 열람 권한이 지나치게 축소됐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날 반대 입장문을 낸 기록학계·단체들은 △전직 대통령 등에 대한 열람권 보장이라는 법 목적과 취지의 부재 △대리인 등의 기록물 열람범위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통한 알 권리의 침해 문제 △대리인 등의 지정 및 열람 절차의 비합리성 등으로 인한 법 제도의 형해화 우려 △대리인 등의 지정 절차의 절차상 문제점 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 등의 열람권 보장은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공개를 촉진해 결과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확대한다"며 "대리인의 대통령기록물 열람 대상과 범위를 임의로 제한하고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이용 접근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부의 시행령 개정안은 정보공개법과 대통령기록물법의 취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록관리 관련 학계와 단체 4곳은 대통령기록물 관리기관인 대통령기록관이 공공 아카이브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며 "대통령기록은 대통령 개인이 아닌 국민과 국가의 재산이며, 대한민국의 기억과 역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실무적 편의만을 위한 절차적 개악'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기를 바란다"며 "의견서를 통해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서 나타나는 개별 조항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겠다. 정부의 대통령기록제도 후퇴 움직임을 규탄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