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엔 물고기가 살까?...첫 생물자원조사 착수

10월까지 담수어류, 연체동물, 거미류 3종 서식 여부 조사
한라산 미보고종·종 고유성 밝힐 수 있는 최초 종합조사
물장오리 습지 등 8곳 서식 유력...백록담은 '희박', 이유는?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국립공원에서 민물고기(담수어류) 등의 서식 여부를 확인하는 생물자원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집니다.

제주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서식 현황이 알려지지 않은 한라산국립공원 내 담수어류, 거미류, 연체동물 등 3개 분야에 대한 첫 생물자원조사에 착수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선 지난 1992년부터 10년 마다 자연자원조사가 이뤄져 왔는데, 그동안 담수어류, 연체동물, 거미류 등 3개 분야는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한라산국립공원 자원조사에서 제외돼 왔습니다.

담수어류와 연체동물은 한라산국립공원의 지리적 위치, 연중 지표수의 보유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조사는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처음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습니다.

담수어류 조사는 한라산 고지대 분화구 호수, 습지 등 서식이 가능한 지역에서 수행될 예정입니다.

한라산이라는 독특한 화산지대에서 담수어류의 형태적, 서식적 특성을 밝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담수어류나 달팽이 등 연체동물의 서식이 기대되는 곳은 물장오리 습지와 1100습지 등 8곳입니다. 

다만, 한라산 정상에 있는 백록담의 경우 연중 물이 없는 시기가 있어 담수어류 서식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세계유산본부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연체동물은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야인데, 최근 인간의 활동, 기후변화 등의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종 현황 및 분포의 기록은 향후 한라산에서의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를 추적하는 주요 지시자로 활용될 수 있는 생물자원입니다.

거미류는 지난 2016~2019년 실시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조사를 통해 190종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한라산국립공원 전역으로 분포 범위를 넓히고, 그간 분포 변화와 특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 기후변화의 최남단 선단부에 위치한 제주도의 지리적 중요성을 고려해 이번 조사에서 수집된 희귀·미기록 종은 표본으로 제작하는 등 시계열적 연구나 유전자 연구를 위한 토대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고정군 제주자치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지금까지는 존재를 알고 있는 생물자원의 현황 파악에 집중했다면, 이번 조사는 분포 여부 및 현황이 파악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조사"라면서, "한라산에서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종 혹은 고유성을 밝힐 수 있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한라산의 새로운 가치를 꾸준히 발굴하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을 비롯한 국내 국립공원들은 자원의 가치 유지와 체계적 관리보존을 위해 주기적으로 종 목록 및 분포를 조사하는 자연자원 조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지난해에 식물상 등 총 19개 분야에 대한 제4기 자연자원조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