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판결문] 법원 "경향신문, 강진구 정직 4개월 징계 정당"
경향, 무단결근 등 강진구에 정직 4개월 징계
법원 "직장질서 유지 위해 엄정한 징계 필요"
정직 후 이어진 해고에 양측 법적 다툼 진행중
강진구 더탐사 대표 "비정상적 판결, 즉각 항소"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유튜브 매체 '더탐사'의 강진구 대표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정직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패소했다. 강 대표가 경향신문 기자 시절 받았던 내근발령과 정직 4개월 중징계는 정당했다는 판결이다. 1992년 11월 입사한 강 대표는 지난해 해고되기 전까지 30여년 동안 경향신문 기자로 근무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내근발령('편집국 노동 전문기자'→'편집국 디지털뉴스편집팀') 이후 출근 요청에 불복하고 무단결근한 사실 △회사에 신고하지 않고 당시 유튜브 열린공감TV 지배인으로 등기 및 활동 △열린공감TV 취재 과정서 회사 승인 없이 업무 이외 목적으로 회사명 사용 등 이유로 경향신문에서 정직 4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에 강 대표는 그해 10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자신에 대한 전보(내근발령)와 정직은 부당하다며 구제 신청했고, 서울지노위는 전보는 부당하다고 봤으나 정직 부분은 정당하다며 기각했다. 강 대표와 경향신문 모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는 지난해 4월8일 지노위 판정과 달리 내근발령 및 정직 모두 정당하다고 판정했고, 같은 날 경향신문은 △외부 활동 미신고 △열린공감TV 겸직 △무단결근 등 사유로 강 대표를 해임했다. 강 대표는 해고에 불복해 노동위에 구제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고, 해고가 정당한지를 다투는 행정소송도 계속 중이다.
강 대표에 대한 전보·정직의 타당성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최수진)는 지난달 31일 “원고(강진구)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강 대표에 대한 경향신문의 전보와 정직 모두 정당하다는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유지한 것이다. 강 대표는 지난 2일 항소했다.
재판부는 강 대표가 내근발령이 이뤄진 2021년 7월7일부터 8월20일까지 1개월 이상 회사 승인 없이 결근한 사실, 편집국장이 강 대표에게 수차례 디지털뉴스편집팀으로 출근할 것을 명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은 사실 등을 인정하며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사용자의 전보 처분이 근로자에게 다소 부당하게 여겨진대도 그에 대해 근로자가 항의하는 수단은 사회적으로 상당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원고(강진구)가 정상적으로 출근해 근로 제공 의무를 이행하면서 전보의 정당성 여부를 다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강 대표가 회사에 신고한 횟수를 초과해 열린공감TV 방송에 출연했고, 회사 승인 없이 열린공감TV 지배인으로 등기돼 활동했으며 열린공감TV 방송을 위한 취재 과정에서 경향신문 기자 명함을 제시하는 등 승인 없이 회사명을 사용한 사실 등도 인사규정을 위반한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경향신문 소속 근로자로서 성실 의무에 위반되는 것은 물론 경향신문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라며 “경향신문으로서는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고 직장 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원고에게 엄정한 징계 처분을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경향신문으로부터 2021년 8월 유튜브 방송 출연, 지배인으로서의 활동 등을 모두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은 이후로도 문제된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고, 열린공감TV 지배인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등 잘못을 반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였다”면서 “원고가 약 28년간 경향신문 소속 기자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기사를 작성하고 다수의 표창을 받은 점 등 원고에게 유리한 정상들을 참작해 보더라도 정직 4개월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보는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원고에게 통상적으로 감수해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는 생활상 불이익 등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사건 정직은 절차상 하자가 발견되지 않고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되며 양정에 있어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와 정직은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재심판정에 원고 주장의 위법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강 대표는 18일 통화에서 “재판의 기본 쟁점은 내근발령이 부당 전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라며 “20년차 이상의 취재 기자를 편집 기자로 발령낸 전례가 없고 내가 경향신문에 입사할 당시 취재 기자와 편집 기자를 구분해 채용했다는 사실, 나는 디지털뉴스편집팀 정원 외 인력이었다는 점 등에 비춰보면 부당 전보를 부인할 수 없으며, 재판에서 사측도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전보와 정직의 정당성을 다투는 재판은 이어지는 해고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다”며 “내 주장이 충분히 소명 입증됐다고 판단해 당연히 승소할 거라 판단했으나 비정상적인 판결이 나왔다”고 밝혔다. 강 대표가 활동하는 유튜브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주로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의혹을 제기하며 일부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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