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이 답했다 "할로웨이? 무섭지가 않다, 두 달이면 된다"... UFC '슈퍼 빅매치'가 온다

안호근 기자 2023. 4. 1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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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정찬성이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할로웨이전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정찬성 유튜브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4·코리안좀비MMA·AOMG)이 옥타곤으로 돌아온다. 자신의 우상과 같던 맥스 할로웨이(31·미국)의 부름에 응답했다. 나아가 은퇴 여부에 대해서도 이 경기를 통해 확인해 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정찬성은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정찬성 Korean Zombie'를 통해 1년 여만의 복귀전을 할로웨이와 대결로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4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5·호주)와 타이틀전에서 패배한 뒤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던 정찬성이지만 이내 한 경기는 더 치러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때를 기다리던 그에게 최고의 빅매치 상대가 다가왔다. 정찬성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할로웨이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티모바일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할로웨이 vs 앨런' 메인이벤트에서 최근 13연승을 달리던 아놀드 앨런(29·영국)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49-46, 49-46, 48-47)으로 꺾었다.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할로웨이는 정찬성과 대결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찬성은 유일하게 내가 싸워보지 않은 동시대 선수"라며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올해 호주 대회가 열린다고 알고 있다. 정찬성이 원한다면 거기서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할로웨이는 "난 정찬성의 경기를 보면서 자랐다. 어떻게 그와 싸워보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꼭 싸워보고 싶은 선수 중 하나"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당초 이 대결의 리뷰 영상을 올릴 예정이었던 정찬성은 그 대신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마음을 먹었다. 정찬성은 "아직 현역선수이긴 한가보다. 그 소식을 듣고 바로 불타올랐다"고 밝혔다.

맥스 할로웨이. /사진=UFC 페이스북
물론 당장 링에 오르기는 무리다. 정찬성은 "솔직히 당장 싸울 수 있는 몸 상태는 아니다. 81~82㎏ 정도가 나간다"고 전했다. UFC 활약 중인 정찬성이 속한 페더급은 한계 체중이 145파운드로, 65.5㎏에 불과하다. 지난 4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와 타이틀전 때 한계 체중을 가까스로 맞췄던 정찬성은 이후 16㎏ 이상 체중이 불었다. 몸을 만들고 정상급 파이터와 싸우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게다가 정찬성은 볼카노프스키, 프랭키 에드가 등과 대결 전 일찌감치 미국에 캠프를 차리고 오랫동안 철저한 준비를 펼쳤다.

그럼에도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다. 정찬성은 "두 달 정도만 주면 시합할 수 있다. 벌여놓은 일이 많아서 한국에서 굉장히 바쁜 상태"라고 말했다. 페더급 랭킹 6위 정찬성과 2위 할로웨이의 대결, 흥행카드로도 매우 훌륭한 두 선수의 대결에 UFC 또한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하다. 정찬성은 "(할로웨이와는) 얽혀 있는 일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상하게 만날 일이 없었다. 너무 흥분되는 일"이라며 "바로 UFC 부사장에게 연락했다. 선수들이 원하는 건 환영하는 일이고 말이 안 되는 시합도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성사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찬성은 기회만 있으면 할로웨이를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수로 꼽았다. 호쾌한 타격과 호전적인 경기 자세는 정찬성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닮아 있었다. 드디어 그와 격돌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미 이 같은 일에 대해 예견한 듯 했다. 할로웨이와 앨런의 경기 전부터 둘 중 누가됐든 연말쯤 상대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는 정찬성은 "(경기 후) 에디 차 코치님께 연락이 왔는데 할로웨이가 싸우고 싶다고 했다더라. 오! 이러고 바로 불타올랐다"며 "나와 자신을 OG(오리지날 갱스터)라고 부르더라. 무슨 말인지 계속 찾아봤다. (콜 아웃 받은 것에 대해) 좋았다. 내가 계속 싸우고 싶었던 상대"라고 말했다.

할로웨이는 여전히 정상급 파이터다. 이날도 파워와 패기로 맞선 앨런을 노련하게 잡아냈다. 당초 할로웨이의 승리를 예상했던 정찬성은 "스킬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났던 경기"라며 "선수라면 기량이 확 떨어지는 기점이 있는데 할로웨이는 그게 온 것 같진 않다. 할로웨이는 역시 할로웨이다. 할로웨이가 할로웨이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경기 후 1년이 지났고 상대가 너무 강했다고는 하지만 볼카노프스키전은 정찬성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소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한계를 나타냈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할로웨이전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찬성은 할로웨이전을 통해 은퇴 여부를 확인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정찬성 유튜브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정찬성은 "이젠 이기는 것보다도 내가 싸우고 싶은 사람과 붙고 싶은 생각이 크다"며 "페더급에서 할로웨이를 리스펙트하지 않는 선수가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할로웨이랑 붙으면) '좀비는 뒤진다'라고들 하는데, 정작 그 말을 듣는 내가 별로 무섭지가 않다 너무 흥분되고 그렇게 된다고 한들 후회는 없을 것 같다. 그런 경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좀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 '이거지! 이게 격투기지, 이래서 격투기하는거지'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소와 경기 시간 등보다는 싸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나는 한국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한국에선 날짜를 잡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하더라"는 정찬성은 "할로웨이는 호주에서 하자고 했는데 7월에는 경기가 없는 걸로 안다. 호주가 비행시간은 길지만 한국과 시차가 없어 난 호주에서 싸워도 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내가 원하는 건 11월이다. 너무 먼 것 같지만 UFC 30주년 기념 대회를 11월에 하는 걸로 아는데 그 퀄리티에 맞는 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부탁을 해놨다. 안 되도, 더 빨리 싸워도 상관 없다"고 전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그러나 정찬성은 "할로웨이전에서 내 기량을 확인해보고 싶다. 스파링은 요새도 정말 잘한다"며 "옥타곤에 올라가서 기량이 어느 정도일지 모르겠고 할로웨이가 완전히 톱급이니까 그 선수와 싸웠을 때 내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오히려 (걱정해주는) 이런 반응들이 내 마음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며 "아직 현역 선수라는 걸 느끼고 있고 내가 살아 있음을, 내가 아직 격투기 선수, UFC 선수임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내려놨던 것들을 다시 끌어올리려고 한다. 많이 기대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정찬성은 영어로 "Holloway, if you want to fight me, anytime, anywhere! Let's go brother(할로웨이, 네가 나와 싸우길 워너한다면 어디든, 언제든 상관없다. 싸우자)"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정찬성.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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