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봉주의 딥쓰리] 캐롯의 치명적인 체력 약점…김상식 감독 노림수가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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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노림수는 아니었다.
캐롯 김승기 감독도 "몸과 마음, 정신 다 지쳤다. 3차전보다 4차전 승률이 떨어질 것이다. 5차전은 4차전보다 더 떨어진다. 우리와 다르게 KGC는 체력적으로 쌩쌩하다"고 인정한 약점이 바로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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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준비한 노림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고양 캐롯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 시작부터 KGC가 단단히 꼬였다.
캐롯은 공격에서 이정현이 돌파 후 외곽에 있는 슈터들에게 3점 찬스를 만드는 드라이브 앤 킥 전술을 주로 쓴다. KGC는 맞춤 대응했다. 캐롯 앞 선이 돌파해 들어갈 때 도움수비로 골밑 공간을 좁혔다.
결과는 실패. 외곽에 오픈 찬스가 쉽게 났고, 캐롯 슈터들의 슛감을 살리는 꼴이 됐다. 캐롯은 3점슛 4개로 12-0을 만들었다.
1쿼터 3분 만에 KGC 김상식 감독이 타임아웃을 불렀다. 그리고 코트 위로 나간 건 벤치 선수 5명이었다. 주전 5명을 모두 교체한 것. 플레이오프에서 나오기 힘든 극히 이례적인 강수였다.
이후 김상식 감독은 풀코트 프레스라 불리는 전면 강압 수비 카드를 꺼냈다. 캐롯이 공격 코트로 넘어와서도 압박 강도를 줄이지 않았다.
사전에 계획한 작전은 아니었다. 김상식 감독은 "1쿼터 준비한 수비를 했는데 3점을 너무 얻어맞았다. 변화를 주려고 일부러 앞에서부터 붙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럼에도 0-15까지 끌려갔고 1쿼터를 11-23으로 마쳤다. 캐롯 홈팬들은 열광했다. 분위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KGC는 계속해서 전면 강압 수비를 썼다. 주전들이 나와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를 멀리 봤다. 체력전으로 끌고 가면 결국에 이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캐롯은 주전 의존도가 높은 팀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뛰거나 급격히 출전시간이 늘어난 선수들이 많다. 정규 시즌부터 피로도가 크게 쌓였다.
6강 플레이오프에선 울산 현대모비스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캐롯 김승기 감독도 "몸과 마음, 정신 다 지쳤다. 3차전보다 4차전 승률이 떨어질 것이다. 5차전은 4차전보다 더 떨어진다. 우리와 다르게 KGC는 체력적으로 쌩쌩하다"고 인정한 약점이 바로 체력이다.
KGC의 진흙탕 수비는 시간이 갈수록 효과를 봤다. 캐롯 선수들의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3점슛, 자유투 영점이 크게 빗나갔다. 모두 체력과 관련이 있다.
세트 수비 때도 변화를 줬다. 돌파를 다소 내주더라도 3점 견제를 했다. 4쿼터 막판엔 쫓기고 있는 와중에도 일부러 타임아웃을 안 불렀다. 패턴 플레이를 짜는데 능한 김승기 감독에게 오히려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 후 김상식 감독은 "캐롯은 슈터가 많다. 경기 막판 타임아웃을 부르면 준비된 패턴을 만들 수 있다고 봤다. 일부러 안 불렀다"며 "서로 힘들지만, 캐롯 선수들이 우리보다 더 힘들 거라 생각한다. 풀코트 프레스를 쓰면서부터 경기가 조금씩 괜찮아졌다. 3차전에 잘 된 거를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은 "KGC가 시작부터 풀코트 프레스로 붙는데 뚫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많이 이기고 있는데도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나도 답답할 정도로 수비가 붙었다. 우리의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을 100% 없애더라"고 한숨 쉬었다.
KGC는 캐롯과 다르다. 선수층이 두텁고 정규 시즌부터 로테이션을 돌리며 주전들의 체력관리에 힘썼다. 캐롯에게 약점인 체력이 KGC에겐 강점이다.
경기가 치열해질수록,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KGC에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게다가 3차전에선 캐롯의 3점포가 터졌고 0-15로 시작한 경기를 뒤집었다. 캐롯의 체력을 바닥까지 떨어트리면서 승리까지 챙겼다. KGC에겐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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