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농어촌생활 행복감은 높지만 만족도는 낮아"

2023. 4. 1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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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농어업인 복지실태조사 결과…지역별, 연령대별 맞춤형 정책 필요

[송부성 기자(=전북)(bss20c@naver.com)]
청년층의 농어촌생활 행복감은 높지만, 만족도는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역별·연령대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을 발굴하고, 농어촌지역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농촌진흥청은 18일 농어업인의 복지를 증진하고 농어촌지역 개발 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국 농어촌 4000 가구를 대상으로 한 '2022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04년 시작한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는 5년 주기로 부문별 조사가 이뤄진다.

지난해에는 기초생활 여건, 환경‧경관, 안전, 생활 전반(매년 조사)에 대한 심층 조사가 진행됐다.

특히 이번 조사는 농어촌지역 내 청년층(40대 이하) 가구의 기초생활 여건과 농어가가 많은 '면' - 비농어가가 많은 '읍'의 비교 분석에 중점을 뒀다.
▲2022년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주요 결과 ⓒ농촌진흥청
청년층 농어촌생활 만족도는 낮지만, 행복감은 높아

30대 이하 청년 가구는 주로 아파트(51.9%)와 연립/다세대주택(40.6%)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연령대보다 월세(41.4%)와 전세(22.1%) 비율,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다른 연령대보다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비율(30대 이하 66.7%, 40대 59.4%)이 높았으며, 부채가 있는 비율(30대 이하 52.2%, 40대 52.6%)도 높은 편이었다.

이주민 비율이 높은(30대 이하 96.3%, 40대 84.7%) 청년층의 농어촌생활 종합만족도는 다른 연령대보다 낮았고(30대 이하 51.3점, 40대 52.7점), 특히 문화·여가 여건(39.1점)의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반면, 현재 삶의 행복감이 높았고(30대 이하 62.6점, 40대 64.9점),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으로 가족(30대 이하 33.6%, 40대 52.7%)과 경제적 안정(30대 이하 25.9%, 40대 23.4%)을 꼽았다.

30대 이하 청년 가구의 전‧월세 비율이 높게 나타나, 청년층의 농어촌지역 정착을 위한 주거 부담 완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농어촌지역 유입 촉진을 위한 주택 관련 정책 확대가 요구된다.

난방개선, 면은 저렴한 난방원 공급, 읍은 시설 개·보수 원해

농어촌지역 가구는 아파트(34.0%)보다 단독주택(54.5%)에 많이 거주했다.

농어가는 91.1%가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자기 집' 비율이 73.0%로 가장 많았다.

방 개수·최소 주거면적·화장실 충족 등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는 7.0%로 5년 전 9.4%에 비해 줄었다.

주된 난방시설은 읍은 도시가스 보일러(68.8%), 면은 기름보일러(51.8%)로 나타났다.

농어가 월평균 난방비는 18.7만 원이었는데, 난방 기간이 길고(5.2개월), 주로 기름보일러(56.3%)와 전기보일러(18.7%)를 사용했다.

비농어가를 포함한 농어촌 월평균 난방비는 14.8만 원이었으며, 읍은 12.2만 원, 면은 17.1만 원으로 차이가 있었다.

난방환경 개선을 위해 면에서는 '도시가스 등 저렴한 난방원 공급(52.6%)'을, 읍에선 '오래된 난방시설 개‧보수(34.1%)'를 요구했다.

농어촌지역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자가용(66.8%)과 버스(23.0%)로 나타났다.

70대 이상은 버스(52.5%)를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수요 대응형 교통의 필요성에 대해 택시는 67.1%, 버스는 60.6%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환경, '자동차 소음‧진동'과 '축사 악취' 때문에 저평가

농어업‧농어촌의 가치에 대해 자연환경‧경관 보전(39.5%), 국토균형발전(18.5%), 안정적인 식량 공급(15.0%), 농어업 유산 보존‧계승(13.7%) 순으로 답했다.

농어촌 경관을 해치는 주된 요인이 버려진 생활 쓰레기(29.5%)와 빈집‧빈터(19.3%)라고 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경관을 유지‧보전하려면 제도와 정책을 개선(49.3%)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20.7%)해야 한다고 답했다.

쓰레기 처리 개선을 위해 지자체 정기 수거 확대(38.5%), 분리배출을 위한 마을 공동수거함과 퇴비장 마련(22.5%), 무단투기 감시 시시티브이(CCTV,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확대(21.8%) 등을 꼽았다.

쓰레기는 주로 분리배출하고 있으나 생활 쓰레기(3.8%)와 폐 영농자재(3.6%)를 여전히 소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지역 주민이 지역 환경에서 낮게 평가하는 부분은 소음‧진동(57.6점)과 악취(59.8점)였다.

소음‧진동은 자동차(59.8%), 악취는 축사(55.7%)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자동차의 소음·진동과 축사 악취가 농어촌 환경을 저평가하는 주된 요인으로 조사됨에 따라 주거지 주변 속도제한,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 저감 시설‧장비 지원사업 등을 계속 추진할 필요가 있다.

폐영농자재 소각은 늘고 소각에 대한 위험 인식은 줄어

지역 안전을 위해 안전한 보행자 길 정비(26.2%)와 시시티브이(CCTV) 설치 확대(23.8%)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마을 주변 도로 안전을 위해서는 좁은 도로 폭을 개선하고 도로를 포장(27.0%)해야 하고, 차도와 인도 사이에 울타리를 설치하거나 보행자 전용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21.2%)는 답이 많았다.

5년 전보다 시시티브이(CCTV)가 설치된 마을은 늘었고(72.8→85.1%), 설치율은 면(80.1%)이 읍(90.6%)보다 낮았다.

화재에 취약한 요소로는 오래된 주택의 전기‧가스 시설(41.6%)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논‧밭두렁‧야외쓰레기 소각(19.9%)이 다음을 이었다.

농어가가 폐 영농자재를 태우는 비율은 5년 전보다 늘었으나(1.3→3.6%) 논‧밭두렁‧야외쓰레기 소각이 화재 원인이 된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줄었다(38.0→19.9%). 

화재 안전을 위해 쓰레기 소각에 대한 지속적인 계도가 필요해 보인다.

농어촌지역 소방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오래된 주택의 전기‧가스 시설 안전을 점검(54.1%)하고, 소화기‧화재경보기를 보급(17.2%)해야 한다고 답했다.

월평균 생활비 195만 원, 10가구 중 1가구 5년 내 이주 희망

농어촌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194.9만 원으로 저축하는 가구는 절반이 안 됐다(42.6%).
모든 세대에서 식료품과 교통‧통신에 가장 많이 지출했으며, 30대 이하 청년 가구는 주거비(10.5%), 40대는 교육비(14.6%), 70대 이상은 보건 의료비(21.3%)의 지출이 컸다.

농어촌에서 5년 내 이주를 희망하는 가구 비율은 8.9%로, 농어가(1.0%) 보다는 비농어가(12.5%), 원래 주민(1.0%)보다는 이주민(12.6%)에서 높았다.

이주를 희망하는 주된 이유는 30대 이하 청년 가구는 주택(52.8%)과 직업(34.0%), 40대는 자녀교육(38.6%)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국무총리 소속의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개발 위원회'에 안건으로 보고돼 농어촌지역 주민의 정책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사업의 근거로 활용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승돈 원장은 "이번 조사로 농어촌지역 주민의 정주 여건이 5년 전보다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다만 읍과 면 사이의 차이, 농어촌 청년층의 생활 여건을 확인했고, 지역별·연령대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들을 발굴해 농어촌지역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부성 기자(=전북)(bss20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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