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부실 대응한 경찰들, “징계 부당” 행정소송서 패소

양부모가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정인이 사건’과 관련, 부실 수사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이화섭 전 양천경찰서장 등 5명이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이른바 ‘정인이 사건’은 지난 2020년 10월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했다. 양부모가 입양아를 장기간 심하게 학대해 생후 16개월이 됐을 때 사망케 한 사건이다.

이후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같은 해 5월, 6월, 9월 경찰이 학대 의심 신고에 부실 대응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경찰은 ‘아동학대 신고 부실 처리 사건’ 관련 징계위원회를 열고 당시 양천경찰서 소속 경찰관 등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징계위 결과 이 전 서장은 견책 처분을 받았으며, 여성청소년과장이었던 정모씨와 여청수사팀장이던 김모씨 등 4명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재판부는 “의료기관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단순 의심 사례라도 내·수사에 착수해야 한다”며 “경찰이 수사의 필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잘못된 업무처리를 시정하지도 못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학대 의심 신고가 4개월 간 세 번이나 제기됐음에도 경찰이 양부모의 진술과 아동보호전문기관만 믿고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의 나이가 당시 11~12개월 정도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해 더 적극적인 지휘권을 발동할 수 있었다”며 “학대 정황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별도의 내·수사 절차를 밟아 피해 아동의 안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