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으로…” 고교생 폭탄 설치 문구 전송에 제주공항은 ‘발칵’

“폭탄 설치” 사진 항공기 대기승객에 전송
경찰, 테러대응로 체제 수색…항공기지연
항공보안법위반혐의 입건…“장난이었다”

A군이 폭탄 설치 문구를 써 유포한 사진. 제주서부경찰서 제공

제주국제공항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문구가 기재된 사진을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고등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항공보안법위반(공항운영방해죄) 혐의로 제주로 수학여행 왔던 경기지역 고교생 A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A군은 지난 14일 오후 4시58분쯤 제주공항 2층 12번 탑승구 앞에서 무선파일 공유 서비스인 아이폰 에어드롭 기능을 이용해 항공기 탑승을 대기 중인 불특정 다수에게 ‘지금 폭탄을 설치했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보낸 혐의를 받는다.

수학여행으로 제주를 찾은 A군은 서귀포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촬영한 친구의 사진에 이같은 문구를 기재했다. 이후 애플 기기 사용자가 파일을 공유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다른 애플 기기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불특정 다수에 사진을 전송했다.

마침 업무를 수행 중이던 진에어 항공사 승무원이 해당 사진을 전송받고 공항종합상황실로 폭발물 의심신고를 했다.

이 신고로 경찰과 제주지방항공청, 한국공항공사 폭발물처리팀(EOD) 등은 대테러합동 대응체제로 전환해 제주공항 출발 항공기 1대와 탑승구 등에 대한 수색을 약 2시간 30분간 벌였다. 이로 인해 수색 항공기 1대는 당초 계획한 시간보다 2시간13분 지연 출발했다.

경찰은 이후 탑승자 현황과 폐쇄회로(CC)TV, 사진 속 배경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지난 17일 경기지역에서 A군을 검거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비록 학생이고 장난으로 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폭탄테러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는 만큼 장난, 허위신고는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