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명 선발에 42등 붙인 교장…"자유토론했다면 업무방해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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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이 입학 전형에서 불합격권 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더라도 전형위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전북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이었던 A씨는 2016년 11월 입학전형 위원회 회의 중 합격권에 들지 않은 학생을 선발하라고 전형위원인 교사들에게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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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교장이 입학 전형에서 불합격권 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더라도 전형위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30일 사건을 전주지법에 파기환송했다.
전북의 한 특성화고등학교 교장이었던 A씨는 2016년 11월 입학전형 위원회 회의 중 합격권에 들지 않은 학생을 선발하라고 전형위원인 교사들에게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고등학교는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신입생 40명을 선발하기로 했는데 A씨는 42등 학생을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전형위원들이 일부 지원자의 포트폴리오·면접 점수를 변경해 42, 45위였던 학생이 합격권에 들어왔고 36, 39위 학생은 불합격권으로 밀려났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의 발언은 회의 중 의견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러나 2심은 "전형위원들은 피고인의 지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이 염려돼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교사들에게 위력(威力)을 행사했다고 인정하기 어려워서 2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대법원은 "전형위원들은 최초 총점에 따른 순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고 면접 점수가 조정될 수 있음을 (사전에) 양해했다"며 "면접 점수 조정은 회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전형위원들은 누구를 선발할지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피고인이 전형위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거나 위력을 행사해 전형위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입학과 관련한 청탁을 받거나 부정한 의도가 있었다고 볼 정황이 없던 점도 판단 근거로 고려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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