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초과수당’ 못 끊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 내부비리 중 절반이상 차지

5년간 해당 사안 36건 징계
대다수 견책·감봉 ‘솜방망이’

경찰청 홈페이지 캡처.

경찰청이 지난 5년간 ‘내부비리신고센터’를 통해 파악한 경찰관 비리 중 절반 이상이 초과수당 부정 수령 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관이 민원인에게 수사와 관련해 금품을 받거나, 첩보수집비를 횡령하거나 공금을 유용하는 등 ‘돈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경찰 내부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경찰청 내부비리신고센터로부터 확보한 비위 사례 자료에 따르면, 60건 중 36건의 경찰 공무원이 초과수당 부당 수령으로 징계됐다. 2018년과 2021년(2건) 각각 경위가 150만 원 등 허위 근무에 따른 수당을 받아 견책과 감봉 조치됐다. 나머지 33건(행정관 2명 포함)은 지난해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나주경찰서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초과수당 비리 때문”이라며 “감사를 통한 징계와 법적 조치가 이뤄졌다”고 했다. 전남경찰청은 지난해 3월 초과근무 시간을 늘려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나주경찰서 소속 경찰관 28명과 행정관 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대다수는 견책이나 감봉 조치여서 ‘솜방망이 징계’란 반응이다. 지난해 7년 이상 부정 수령한 사례도 적발됐지만, 경찰관 중 강등은 2명뿐이고 정직(1∼3개월) 11명, 감봉(10명), 견책(8명) 순이었다.

징계 처분을 받은 경찰 비위의 대부분은 ‘돈 문제’ 때문이었다. 금품 수수, 공금 유용, 알선수뢰, 횡령 등 금품과 관련된 비위가 11건이나 됐다. 2018년 경찰 간부인 경정은 첩보수집비 460만 원을 부당 수령해 정직 1개월을 처분받았고, 2020년 경위는 2900만 원을 수수해 파면됐다.

한 경위급 경찰관은 폭행 사건 무마를 위해 담당 과장에게 금품 공여를 시도하다 2020년 해임됐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