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의 득점, 알포드의 타율, 병호의 타점···부상병동 KT가 무너지지 않는 힘

김은진 기자 2023. 4. 1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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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알포드, 박병호. KT 위즈 제공



KT는 지난 16일 한화전에서 14-2로 대승을 거뒀다. 1회 선두타자 김민혁이 안타, 2번 강백호가 볼넷, 3번 알포드가 내야 안타로 출루해 만루를 만들자 4번 박병호가 우전 적시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였다. 이어 5번 장성우도 적시 2루타를 때려 3점째를 뽑으면서 상대투수를 완전히 흔들어놨다. 9번 김상수까지 2타점 2루타를 때려 투수를 강판시키고 사실상 1회에 승부를 갈랐다.

올시즌 KT가 승리하는 공식의 전형이다. KT는 5승1무5패를 기록 중이다. 예상보다 처져 있지만 부상 병동으로 불릴 정도로 주전 중 이탈자가 많은 데 비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고 있다. 타선의 집중타가 그 비결이다.

17일 현재 올시즌 11경기에서 71득점을 기록한 KT는 그 중 승리한 5경기에서만 49점을 뽑았다. 5승 중 3승을 두자릿수 득점으로 거뒀을만큼 터질 때는 확 터지는 특징이 있다. 그 중심에 강백호-알포드-박병호로 이어지는 강타선이 있다.

지난해 사실상 강백호 없이 박병호를 앞세워 가을야구에 나갔던 KT는 올해 건강한 강백호를 되찾았다. 강백호를 2번 타자로 앞세우고 알포드-박병호-장성우로 중심타선을 꾸리고 있다. 강백호의 활약이 매우 좋다. 타율 0.383에 출루율은 0.423이다. 장타율도 0.638인 강백호의 OPS(출루율+장타율)는 1.061로 리그 5위, 전체 2번 타자 가운데는 최강이다.

그 뒤에 알포드가 있다. 타율 0.422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OPS(1.125)도 리그 1위로 앞서 개막 직후 타격 1위를 달렸던 1번 타자 김민혁과 강백호가 출루하면 진루를 책임진다.

박병호가 그 뒤에 나선다. 박병호는 17일 현재 12타점으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타율 0.310인데 득점권 타율은 0.375로 더 좋다. 자연스레 강백호의 득점률이 높다. 강백호는 13득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발이 빠른 알포드도 득점 4위(10개)에 올라 있다.

알포드가 1위인 타율에서 강백호는 5위(0.383), 장타율에서도 알포드(0.667)와 강백호(0.638)가 2·3위를 달린다. 9번 김상수가 타율 0.282에 출루율 0.310으로 살아나 가세하면서 출루율 높은 강타자 강백호를 2번 타자로 세우는 KT는 사실상 2~4번을 중심타선으로 움직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KT는 현재 마운드 공백이 매우 크다. 필승계투조 김민수와 주권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개막해 선발 소형준과 엄상백도 차례로 부상 당했다. 그래도 외국인 투수들과 고영표가 중심을 잡아 선발진은 힘을 보여주고 있으나 중간계투진이 매우 약해진 KT는 접전 양상이 되면 중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다. 득점력이 필요한데 9일 롯데전부터 12일 NC전까지는 3경기에서 4점밖에 내지 못하면서 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13일 NC전에서 10득점으로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득점력을 되찾았다.

KT는 선발 3명과 마무리 김재윤, 그리고 타선 전력은 유지한 채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에 비해 강백호가 더해지고 알포드가 폭발력을 보여주면서 박병호의 부담을 나눠갖는 효과가 크다.

타격 각 부문 순위를 나눠갖고 있는 강백호, 알포드, 박병호는 KT가 와르르 무너지지 않고 있는 힘이다. 최소한 마운드가 정상 가동될 때까지 반드시 유지해야 할 힘이기도 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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