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홈런이라고요?" 김하성 동기의 3할 타율, 이정후 4안타만큼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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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에 있어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전 스윕은 5연패에 빠졌던 초반 팀 분위기를 완벽히 돌려놓은 계기였다.
주축 타자 이정후의 4안타만큼 반가운 장면은 임병욱(28)의 홈런포였다.
2018년 9월 30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이후 1658일 만에 아치를 그렸다.
그가 고척돔에서 마지막으로 홈런을 쳤던 2018시즌은 이정후 이전 가장 기대받던 외야 유망주의 잠재력이 터진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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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들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으로 안정감을 더했고, 1할 타율의 이정후(25)가 홈런 포함 4안타로 마침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주축 타자 이정후의 4안타만큼 반가운 장면은 임병욱(28)의 홈런포였다.
임병욱은 15일 경기에서 3-0으로 1회말 2사 2루, KIA 선발 윤영철의 시속 129㎞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2018년 9월 30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이후 1658일 만에 아치를 그렸다. 경기 직후 만난 임병욱은 기자로부터 5년 만의 홈런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몰랐는데 감회가 새롭네요. 사실 여기서(고척돔) 뛰고 있는 게 감회가 새롭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감회가 남다른 것은 선수뿐만이 아니다. 그가 고척돔에서 마지막으로 홈런을 쳤던 2018시즌은 이정후 이전 가장 기대받던 외야 유망주의 잠재력이 터진 해였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임병욱은 같은 해 3라운드로 지명받았던 동기 김하성(28)보다 뛰어난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고교 최고의 5툴 플레이어라는 평가 속에 입단했지만, 잦은 부상으로 입단 4년 차까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은 키움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해였다. 정규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5를 기록했고 중견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를 선보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타석 스리런을 때려내는 등 맹활약하며 1차 지명에 걸맞은 임팩트까지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무릎, 햄스트링 부상으로 풀타임을 치르지 못했고, 지난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전역을 며칠 앞두고는 왼손 중지 부상으로 복귀마저 미뤄졌다. 이에 임병욱은 "어느 선수에게나 부상은 많이 힘들다. 솔직히 다시 일어서기가 굉장히 힘들다. 다시 감도 찾아야 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도 굉장히 많다"고 답했다.
계속되는 불운에 대한 원인을 외부가 아닌 자신에게서 찾았다. 그를 안타까워하는 지인들은 개명을 권유하기도 했지만,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해야 한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이름이 아닌 내 자신"이라는 말과 함께 한사코 거부했다. 대신 더 부지런해지려 애썼고 남들과 비교도 하지 않았다.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부지런하게 살자'는 마인드로 지난 2년을 훈련에만 매진했다.
그 결과 겨우내 꾸준히 구단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고, 키움 스프링캠프를 찾은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부터 가장 관심을 받았다. 13일 잠실 두산전 3안타로 방망이를 예열했고 KIA전 홈런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임병욱은 "그동안 부상으로 그라운드 안에서 뛰는 모습을 팬들에게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 제일 안타까웠다. 지금은 부상을 안 당하기 위해 부상이라는 생각 자체를 머릿속에서 지웠고 그 부분을 꾸준함으로 채우려 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키움은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 외엔 해결사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고, 결국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묵묵히 기량을 갈고닦던 1차 지명 출신(임병욱, 박주홍)들이 차츰 빛을 내려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커리어 내내 부상으로 고생하던 임병욱이 꾸준함의 상징인 3할 타율(0.310)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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