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에 담수어류가 산다’…제주, 연체동물·거미류 3종 첫 조사
분화구호·습지서 담수어류, 달팽이, 거미류 3개 분야
제주 한라산 내 서식하는 담수어류, 거미류, 연체동물 등 3개 분야에 대한 생물자원조사가 처음으로 실시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7개월간 서식 현황이 알려지지 않은 한라산국립공원 내 담수어류, 거미류, 연체동물 등 3개 분야에 대한 첫 생물자원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생물다양성연구소,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동굴생물연구소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현재까지 담수어류, 연체동물, 거미류 등 3개 분야는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한라산국립공원 자원조사에서 제외됐었다. 안웅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연구사는 “담수어류와 연체동물 조사는 고지대인 한라산국립공원의 지리적 위치, 물이 잘 빠지는 한라산의 특성상 조사할 수 있는 지표수가 연중 많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그동안 조사에서 빠져있었다”면서 “이번 조사는 그간 조사되지 않은 자원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첫 시행하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담수어류 조사는 1100고지 습지, 물장오리와 같은 한라산천연보호 구역 내 고지대 분화구호, 습지 등 어류가 서식할 수 있는 지역에서 수행된다. 이들 습지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됐으며, 이중에서도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1100고지 습지는 종 다양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민물 어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사팀은 이번 조사가 한라산이라는 화산지대에 서식하는 담수어류의 형태적, 서식적 특성을 밝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산 내 서식하는 연체동물은 민달팽이 등이 대표적이다. 한라산 내 연체동물은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던 분야이지만 인간의 활동, 기후변화 등의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생물자원인 만큼 향후 한라산에서의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를 추적하는 지시자로 활용할 수 있다.
거미류는 2016~2019년 실시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조사에서 190종이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한라산국립공원 전역으로 조사 범위를 넓혔다. 이번 조사를 통해 거미류의 분포 변화와 특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사팀은 한반도 기후변화의 최남단 선단부에 위치한 제주 한라산의 중요성을 고려해 이번 조사에서 수집된 희귀·미기록 종의 경우 표본으로 제작해 시계열적 연구나 유전자 연구를 위한 토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지금까지는 존재를 알고 있는 생물자원의 현황 파악에 집중했다면 이번 조사는 분포 여부 및 현황이 파악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조사”라고 말했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을 비롯한 국내 국립공원들은 자원의 가치 유지와 체계적 관리보존을 위해 주기적으로 종 목록과 분포를 조사하는 자연자원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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