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코인거래소 비트렉스 기소…6개 코인 '증권'으로 간주[코인브리핑]
비트렉스, 결국 30일 미국 서비스 중단…코인 시장 투심도 악화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SEC, 비트렉스 기소…"등록 없이 증권 거래소 운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시애틀 소재 대형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를 기소했다.
17일(현지시간) SEC에 따르면 SEC는 비트렉스 글로벌과 윌리엄 시하라 비트렉스 창립자(전 CEO)를 미등록 증권 거래소 운영 혐의로 기소했다. SEC는 비트렉스가 정식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증권 거래소 및 브로커리지 기관, 청산 기관 등을 운영함으로써 증권거래소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비트렉스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중 6개를 증권으로 간주했다. OMG네트워크(OMG), 대시(DASH), 알고랜드(ALGO), 모노리스(TKN), 나가(NGC), IHT 등 토큰이 증권으로 간주됐다.
비트렉스는 이 같은 SEC의 조치를 예상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통지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트렉스는 기소 전부터 오는 30일 미국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일벌백계' 큰 그림 그리는 SEC…비트렉스도 성명으로 대응
이 같은 SEC의 조치에 비트렉스도 성명으로 대응했다.
비트렉스는 거래소를 운영해온 지난 5년 간 SEC로부터 그 어떤 경고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갑자기 규제 칼날을 들이댔다는 주장이다.
비트렉스 측은 "SEC는 5년 넘게 연방증권법 위반과 관련해 그 어떤 경고도 주지 않았다"며 "비트렉스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 중 어떤 게 증권으로 간주되는지 알려달라고 SEC에 요청했고, 상장 폐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지만 SEC는 거부했다"고 밝혔다.
비트렉스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 중 어떤 게 증권에 해당하는지 알려주면 이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선언했으나, SEC에서 어떤 가상자산인지 알려주지 않았다는 의미다.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된 가상자산을 상장 폐지하면 등록 절차 없이 '증권 거래소'를 운영했다는 혐의를 벗을 수 있지만 SEC가 이를 허락하지 않은 셈이다.
SEC는 비트렉스 사례를 통해 수많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경고를 날리겠다는 방침이다. 일종의 '일벌백계'인 셈이다.
거버 그레왈(Gurbir Grewa) SEC 집행국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뜨린 비트렉스에 책임을 묻는 조치이지만, 법률을 준수하지 않는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연방증권법을 준수하라고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비트렉스, 결국 30일 미국 서비스 중단
규제 직격탄을 맞은 비트렉스는 오는 4월 30일 미국 서비스를 중단한다.
비트렉스는 사용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고 태평양 표준시(PST) 기준 4월 30일 오후 12시 미국 내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미국 내 거래는 이미 지난 14일 중단됐으며 출금은 오는 29일까지 가능하다. 스테이킹(예치) 상품은 즉시 종료됐고, 스테이킹 보상은 지난 5일분까지 지급됐다.
리치 라이(Richie Lai) 비트렉스 CEO는 "규제 불확실성 및 합리적인 정책에 대한 미국 규제당국의 관심 부족으로 인해 미국 내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비트렉스는 국내에서 업비트와 오더북(거래장부) 공유를 해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업비트는 가상자산 시장이 태동하던 시기 '국내 최다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를 표방하며 비트렉스에 상장된 가상자산을 업비트에도 상장해왔다. 하지만 업비트 거래량이 비트렉스를 넘어서면서 지난 2019년 9월 오더북 공유를 중단했다.
◇미국 규제에 크립토탐욕공포지수 11포인트 '뚝'
미국 발(發) 규제 강화 소식에 가상자산 시장의 투심은 크게 악화됐다.
18일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얼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이날 크립토탐욕공포지수는 전날보다 무려 11포인트 떨어진 58포인트를 기록했다. 여전히 '탐욕' 상태이지만, 전날 69포인트였던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이 크다. 하루만에 투심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크립토탐욕공포지수는 100포인트인 '극단적 탐욕' 상태에 가까워질수록 가상자산 구매 수요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0포인트인 '극단적 공포' 상태에 가까워지면 그만큼 투심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18일 오전 10시 20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2.27% 떨어진 2만926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가격 지지선이었던 3만달러 선도 무너진 상태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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