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아이콘'? 입 연 佛마크롱 "연금개혁, 국민 분노 알지만…"

정혜인 기자 2023. 4. 18.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법 공포 후 첫 입장 발표에서 정년 연장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이해한다면서도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프랑스 최대 노조로 연금 개혁 반대시위를 주도한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의 로랑 버거 대표는 "우리는 조금이라도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은) 공허한 연설이었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국민의 분노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V 통해 연금개혁 성공 후 첫 연설,
필요성 강조하며 노조 합의 촉구…
추가로 의료·교육 등 개혁 선언도,
"시선 분산 목적의 꼼수" 저항도 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TV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연설은 지난 15일 마크롱 대통령이 새 연금개혁법을 기습 공포 후 나서는 첫 공개연설이다. /AFPBBNews=뉴스1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법 공포 후 첫 입장 발표에서 정년 연장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이해한다면서도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다른 분야 개혁 의지도 드러냈다. 다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황금시간대에 진행된 TV 대국민 연설에서 연금 개혁 관련 정부와 노조 간 합의가 불발된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 몇 달간의 회담에도 (정부와 노조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이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모든 교훈을 얻어야 한다.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사회적 정의에 대한 요구에 귀를 닫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년 연장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알고 있다면서도 "연금 개혁은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정부와 노조 간의 합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노조와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향후 몇 주 안에 '새로운 직장 생활 협약'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 새로운 협약은 노조와 고용주 간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구성될 것"이라며 "협상은 근무환경 개선, 임금인상, 교육 지원 필요성, 전문인력 감소에 따른 해결책 모색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연금 개혁과 관련해 TV 대국민 연설을 하는 동안 파리 거리에서 시위대가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고 있다. /AP=뉴시스

아울러 향후 100일 동안 프랑스를 위한 다른 개혁도 시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보른 프랑스 총리에게 '100일간의 여정'을 이끌 업무를 부여했다며 "우리 앞에는 100일간의 양보, 단결, 야망 그리고 행동을 취할 길이 열려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보른 총리는 조만간 관련 로드맵을 제시할 예정이다.

AFP에 따르면 보른 총리는 내달 교육과 의료환경 개선, 청소년 범죄 및 불법 이주 통제 강화 등의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고, 프랑스 혁명기념일인 오는 7월 15일에 맞춰 첫 번째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프랑스 현지 매체 등 주요 외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 개혁에 쏠린 여론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연금 개혁 반대 시위 및 파업 등으로 직면한 국가 위기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목적이 담겼다고 진단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꼼수'가 오히려 연금 개혁을 향한 저항을 더욱 격렬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사설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사회적,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려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비판했다.

노조 대표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번복하지 않는 이상, 다른 주제를 두고 정부와 대화하는 일은 없을 거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노조로 연금 개혁 반대시위를 주도한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의 로랑 버거 대표는 "우리는 조금이라도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은) 공허한 연설이었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국민의 분노를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올려 연금 수급 개시 시기를 미루는 것을 골자로 한 새 연금 개혁법을 전격적으로 공포하며 프랑스 전역에서 12주째 이어진 연금 개혁 반대 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8개의 주요 노조는 성명을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의 분노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절인 오는 5월 1일 대규모 시위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노동총동맹(CGT)의 소피 비네 대표는 4월 20일과 28일에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