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초인종 잘못 눌렀다가...집주인 쏜 총에 16세소년 중상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2023. 4.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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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6세 흑인소년, 초인종 잘못 눌렀다가 피격
16세 소년 랠프 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한 80대 백인 집주인이 자신의 집에 실수로 찾아온 흑인 10대 소년을 총으로 쏜 혐의로 기소됐다고 17일(현지시간) 경찰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6세 소년 랠프 얄은 지난 13일 밤 형제들을 데릴러 가다가 실수로 다른 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집주인이 랠프의 머리와 팔에 총 2발을 쐈다. 소년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사건 당일 주소가 ‘115번 테라스’인 집에서 형제를 데려오라는 부모의 심부름으로 이 동네를 찾았다가 주소를 잘못 보고 ‘115번 스트리트’에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소년에게 총을 쏜 집주인은 85세 애드류 레스터로, 검사는 그를 1급 폭행과 무장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집주인은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돼 24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주법에 따른 기소 전 구금 가능 시간이 지나 풀려났다.

얄의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들은 성명에서 소년이 “백인 남성 가해자”의 총에 맞았다며 “카운티 검사와 법 집행기관의 신속한 조사와 체포, 기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이 총격이 인종과 관련한 동기로 발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 우리가 지닌 정보로는 인종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이 사건에 인종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같은날 200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은 사건이 발생한 집 앞에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자주 쓰이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쳤다.

사건 이후 얄의 이모가 온라인 모금사이트 ’고펀드미‘에서 가족의 의료비 마련을 돕기 위해 시작한 모금에 이날 오후까지 179만달러(약 23억6000만원)가 넘는 돈이 모였다.

캔자스시티에서 10대 소년이 총에 맞은 사건에 항의하는 주민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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