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파산서원 300년 폐고사목…문화원 인수후 재활용
파주시 문화원 등이 파평면 파산서원 삼문 앞 300여년 된 느티나무 고사목을 인수해 재활용에 나선다.
폐 고사목이 된 지 10개월만이다.
앞서 길이 6m, 상단 너비 3m, 하단 너비 4.7m 크기인 해당 고사목은 강풍에 뿌리가 뽑힌 채 서원 앞 정남향으로 두동강(경기일보 2022년 8월30일자 10면) 났었다.
파주시 문화원(원장 우관제)은 우계문화재단과 함께 파산서원 느티나무 폐고사목을 파주시로부터 인수해 재활용한다고 18일 밝혔다.
재활용에 드는 비용 400여만원은 파주시 문화원 및 산하 향토문화연구소 임원, 우계문화재단 등이 성금형태로 모아 진행하기로 했다.
문화원 등은 이를 위해 19일 파산서원에서 간단한 고사목 위령제(축문 및 제물) 의례를 연 뒤 나무제재를 위한 판각장으로 옮겨 우계서실(牛溪書室) 현판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우계서실은 파산서원 옆에 1570년 설립됐다 1670년 중건됐다.
우계 성혼 선생이 평생 후학을 양성하며 거주한 장소다.
문화원 등의 느티나무 폐고사목 재활용은 경기도 문화재 자료 10호인 파산서원이 임진왜란과 6·25전쟁 등을 겪으면서 불에 탄 뒤 터만 남아 있는 것을 2차례 중건한데다 수령 300년이 넘는 느티나무 고사목이 경기북부권역에 유일하게 남은 원형으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느티나무 폐 고사목 내부는 텅 비어 있고 나무 속 중간 중간에 붉은색을 띨 정도로 색채감이 살아 있어 서각 전문가는 느티나무 고사목이 색깔이 좋아 통목 사용은 어렵지만 2~3장으로 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문성 파주시 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파산서원과 함께 해온 느티나무 폐고사목은 서원의 역사적 가치를 도와줄 문화유산”이라면서 “우계서실로 현판을 만들어 300여년 동안 파산학을 지켜본 현장의 역사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산서원은 1568년 우계 성혼 선생과 성수침 선생, 백인걸 선생 등을 배향하기 위해 율곡 이이 선생 등이 나서 건립했으며 1871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파주에서 유일하게 남았다.
우계 성흔 선생은 조선 중기 율곡 이이 선생과 함께 퇴계 이황 선생의 영남유학과 쌍벽을 이뤘던 기호유학(파산학) 종장이다.
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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