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색영장 사전심문 “위헌논란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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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을 때 법원이 사건 관계인을 심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대법원의 형사소송규칙 개정이 추진된 이후 학계에서 이를 다룬 첫 논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법원이나 법조계에서 "피의자나 피압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개정 목적이 영장 발부절차에 필요한 사항을 기술적으로 규율하고자 하는 것에 있지 않고 형사소송법이 원래 예정한 것보다 압수·수색절차를 엄격히 제약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는 개정이유에도 적시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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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6월시행 연기…의견수렴
김명수 임기내 시행 어려울 듯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을 때 법원이 사건 관계인을 심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대법원의 형사소송규칙 개정이 추진된 이후 학계에서 이를 다룬 첫 논문이 나왔다. 당초 입법예고 내용대로 시행될 경우 위헌 논란이 필연적일 것이란 비판이 담겼다.
18일 법학계에 따르면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서경대 교수)은 최근 학회지 ‘형사소송 이론과 실무’ 제15권 제1호에 ‘압수·수색영장 사전 심문제도 도입에 관한 비판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지난 2월 대법원이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이후 학계에서 이와 관련한 논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규칙 개정안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와 관련해 법관이 대면 심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열리는 영장심사 같은 절차를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개정안 58조의2 제1항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심문기일을 정해 압수수색 요건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밖에 피의자 등 압수수색영장 집행 참여시 참여권 강화, 압수수색 대상으로써의 정보 명문화 등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형사소송규칙은 법률이 아니어서 대법원이 자체적으로 바꿀 수 있다.
정 회장은 논문에서 “이번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상위 법률인 형사소송법에 정면으로 저촉하거나 법이 예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명확히 반할뿐더러 순수한 소송절차나 법원 내부 규율과 사무처리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필연적으로 위헌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이 독자적으로 규칙을 제정할 수는 있지만 상위 규정에 해당하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이나 법조계에서 “피의자나 피압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률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제시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개정 목적이 영장 발부절차에 필요한 사항을 기술적으로 규율하고자 하는 것에 있지 않고 형사소송법이 원래 예정한 것보다 압수·수색절차를 엄격히 제약하고자 하는 것이며 이는 개정이유에도 적시돼 있다”고 했다.
또 “개정 내용이 표면상 피의자나 피압수자의 기본권을 직접 침해하지 않는 것처럼 볼 수도 있으나, 새로운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기각돼야 할 영장이 발부되는 경우 법률이 예정하지 않은 절차에 따라 피의자나 피압수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며 “대법원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에 앞서 관련자들을 심문하면 사실상 법원이 수사 초기단계부터 수사 개시와 진행에 실질적으로 개입해 수사 주재자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소추와 심판의 분리’라는 근대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또 영장심사와 동일한 형태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람에 대한 강제처분(구속영장)과 물건에 대한 강제처분(압수수색)은 혐의 요건 수준이 다르다고 했다. 그밖에 ▷수사기밀 유출 및 수사 지연 ▷영장 판사의 과도한 재량 허용에 따른 선택적 심문 등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대법원은 입법예고를 하면서 오는 6월부터 시행하기로 개정안 부칙에 정했다. 하지만 수사기관들의 반발과 법조계 비판이 이어지자 6월 2일 공동학술대회를 열어 우선 외부 의견을 수렴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오는 9월 퇴임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내 시행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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