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힘 약해진 아버지와 아들, 증상 같아도 이유 달랐다

박정렬 기자 2023. 4.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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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남성 고유의 기관이다. 방광 아래에 도넛처럼 소변 길(요도)을 감싼 형태로 정액을 구성하는 전립선액을 만들어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원활한 이동을 이끈다.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다녀와도 찝찝함이 남는 배뇨장애 증상이 두드러진다. 나이에 따라 주요 전립선 질환이 제각각 달라 맞춤 치료가 중요하다.

20~40대, 좌식 생활과 스트레스로 인한 '전립선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전립선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약 25만명으로 20대(3만6747명)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30대(5만2206명) 환자가 가장 많다. 전립선염은 세균 감염이나 성병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종일 앉아 있는 직장인과 수험생,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 특히 많이 발생하는데 아랫도리에 압력이 가해져 전립선에 무리가 가고 혈류량이 줄면서 염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과로,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와 소변을 자주 참는 습관 등도 전립선염을 유발할 수 있다.

전립선염일 땐 배뇨장애 증상이 흔히 관찰된다.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소변을 참기 힘든 '절박뇨', 밤에 잠을 깨는 '야간뇨' 등이 대표적이다.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하지만,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 전립선염의 특징이다. 통증은 아랫도리는 물론 허리, 골반 등에도 생길 수 있다. 성관계 시 사정통이 발생하거나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하는데 자칫 성욕 감소, 발기력 저하, 조루 등 성기능장애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전립선염은 전립선액이나 소변 검사를 통해 세균과 백혈구 증가를 보고 확진한다. 치료는 급성과 만성, 세균 감염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는 데 세균이 원인인 세균성 전립선염이라면 원인균에 따라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세균 감염이 없다면 전립선 마사지, 좌욕, 바이오 피드백 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배뇨장애 연령별 주요 원인. /사진=인천힘찬병원
60~70대 노화와 남성 호르몬에 따른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는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와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진다. 50대부터 발병률이 급증해 60대는 전체의 60~70%, 70대에는 거의 모든 남성이 겪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전립선비대증 환자 약 135만명 가운데 60~70대가 88만465명으로 65%를 차지했다.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가 압박받아 다양한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끊어지거나 볼일을 봐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을 느낀다. 방광이 자극받아 소변을 참지 못하는 빈뇨, 절박뇨,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변을 다 봤는데도 몇 방울이 남아 흐르는 '배뇨 후 요점적 현상'도 진럽선비대증 탓이다.

전립선비대증은 문진과 설문지 검사, 직장수지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신장 기능이나 성 기능 이상, 요로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전립선에 분포된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알파 차단제를 사용해 전립선과 방광 목 부분의 근육을 이완시키거나,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로 전립선 크기를 줄이면 배뇨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비뇨의학과 이장희 과장은 "알파 차단제는 2~3주,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는 최소 3~6개월을 복용해야 배뇨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립선 질환을 예방·관리하려면 장거리 운전은 최대한 피하고, 오래 앉아 있을 때는 가운데가 파인 도넛 방석을 사용하며 1시간에 10분 정도는 일어나 걷는 것이 좋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과 카페인, 알코올은 소변량을 늘려 전립선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이장희 과장은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적정 체중 유지와 혈액 순환 개선을 이끌어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서 "다만, 자전거를 너무 오래 타면 불필요하게 전립선을 자극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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