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늘고, 강남 수억 상승...서울아파트 전세 바닥 쳤나

2023. 4. 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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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전세비중, 전달보다 6.8%p 늘어
강남 전셋값 -0.08%...하락폭 축소
대출금리 하락에 월세서 갈아타기도
“급매물 소진, 호가 올라 반등거래”

전국 평균 보다 전세 가격 하락폭이 크던 서울 전세 시장에서 반전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입주 물량이 쏟아져 전세 급락의 온상이었던 강남에서 최근 반등 거래가 나타나고 있으며, 연초 이후 급감하던 전세 비중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전세 시장에 모처럼 해빙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집값의 가파른 하락에는 전세 가격의 급락 또한 주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서울 전세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이 장기화하고 있는 주택 시장 침체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입주 물량이 많아 전셋값 하락세가 가속화되던 서울 강남구에서 10일도 채 안 돼 수억원이 오른 거래 사례가 나타났다. 강남 내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주요 아파트 단지에선 전세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점차 오르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21㎡은 지난 10일 보증금 24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지난 2월 25일 거래된 같은 면적 전세 17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한 달 반 새 6억5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특히, 직전 거래금액인 19억5000만원(지난 1일)보다 4억5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다만 동부센트레빌 전용 121㎡의 현재 시세는 20억원으로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24억원에 계약된 매물은 최근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마친 ‘올수리 전세’다.

대치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4억에 거래된 건은 집주인이 최근에 몇 억을 들여 수리한 집으로 알고 있다”며 “한창 전셋값이 올랐을 때는 30억원 가까이 됐었으니 수리가 잘 된 집들은 24억~25억원에 내놔도 계약을 하고 싶어하는 세입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센트레빌 시세가 20억원으로 형성돼 있지만 급매가 소진되면서 호가가 오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관계자는 “20억원짜리 매물은 하나 남은 상황이고, 너무 전세가 안 나가서 급하게 가격을 내렸던 매물들이 사라지면서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부터 입주한 ‘개포자이프레지던스’(3375가구), 6월 입주예정인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 11월 입주하는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 등 물량이 쏟아지면서 커졌던 강남구 전셋값 낙폭도 다소 완만해지는 추세다.

대치동 ‘대치삼성1차’ 전용 97㎡는 지난 12일 보증금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 1월 같은 면적이 10억3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된 것을 고려하면 2억5000만원 올랐다.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의 경우, 지난 1일 거래된 전세 금액이 11억5000만원이었는데 1월 초 거래금액(10억원)보다 1억 넘게 상승했다.

전셋값 변동률을 보여주는 지표 또한 이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4월 2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 하락률은 -0.08%로 지난주 -0.39%보다 낙폭이 줄어들었다. 이번주 강남구 전셋값 하락률은 서울 내 25개구 중 강동구(-0.0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이런 추세 속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의 상승으로 월세를 선호하던 세입자들이 최근 대출 금리의 하락에 다시 전세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비중은 63.2%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대비 6.8%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3%선으로 내리자 월세로 옮겨간 전세 세입자들이 다시 전세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줄줄이 쌓이던 전세 매물도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 실거래정보를 제공하는 아실에 따르면 2월 말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9776건으로 나타났는데 3월 말 4만4337건으로 줄었고, 이달 17일 기준 4만1761건으로 집계됐다. 그간 전셋값 하락이 이어졌던 만큼, 금리 안정과 함께 매물이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조달금리가 떨어지다 보니 월세를 선호하다가 전세로 수요가 옮겨가는 경향이 생기고, 수요가 늘어나 급매물이 소진되다 보니 호가가 오르는 것”이라며 “요즘은 전세대출을 받아서 전세로 거주하는 게 월세를 내는 것보다 저렴해졌다고 판단하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반등하는 현상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자연·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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