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무슨 역이지?”…서울지하철 ‘도착역’ 눈에 잘 띄게 개선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승강장 안전문에 역 이름이 잘 보이도록 디자인을 개선한 스티커가 붙어있다. 서울시 제공

직장인 이모씨는 퇴근길 지하철 2호선 열차를 타고 가다가 목적지에서 내리지 못했다. 도착역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열차에는 천장에 역명과 내리는 문 방향을 안내하는 표시기가 없었고 안내판에는 광고 영상만 나오고 있었다. 음성 안내를 들으려고 했지만 지하철 소음에 잘 들리지 않았다. 열차가 역에 근접해 속도를 낮추면 유리창 밖으로 역 이름을 보려고 했지만 열차 내 사람들이 붐비는 데다 기둥 등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고객의 소리’에 이씨와 같은 불편을 겪어 “도착역을 잘 보이게 해달라”고 요청한 민원이 지난해에만 819건 접수됐다. 승객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보다가 갑자기 도착역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원인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역명을 승객들이 잘 확인할 수 있도록 공사 측이 승강장 안전문에 도착한 역명을 표기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지금도 열차에서 볼 수 있도록 철로 쪽 안전문에 역명 스티커가 붙어 있다. 하지만 글씨가 작고 색깔이 선명하지 않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많았다. 이에 글씨 크기를 대폭 확대하고 배경을 밝은색으로 디자인한 표시로 바꾼다. 안전문 가운데 고정된 비상문 쪽에는 대형 역명 표지를, 승하차할 때 열리는 가동문에는 소형 표지를 부착할 예정이다.

역명을 눈에 잘 띄게하는 작업은 2호선 외선 방향을 시작으로 오는 7월까지 서울지하철 337개 역사에 모두 적용한다.

서울 지하철 역사 승강장 안전문에 역 이름이 잘 보이도록 디자인을 개선한 스티커를 붙인다. 2호선 시청역에 적용한 개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출입문 쪽 승객은 안전문의 가동문에 부착된 소형 역명 부착지를, 좌석에 앉은 승객 등은 유리창을 통해 대형 역명표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리는 열차 내에서는 안내판을 통해 도착역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 표시 방식 개선도 추진 중이다. 관련 민원이 많은 2호선과 4호선을 중심으로 도착역 노출 시간과 빈도 등 정비하고 환승 정보도 간결하게 표출할 계획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 지하철 역명 표시 개선은 지난 1분기 직원들에게 공모한 창의행정 아이디어에 선정된 사례”라며 “많은 시민이 지하철을 이용하며 느꼈던 불편 사항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