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논란' 나라셀라, 코스닥 IPO 완주 가능할까
기사내용 요약
비교 기업 논란 속 증권신고서 정정
희망공모가 유지…밸류는 오히려 상승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와인 수입사 나라셀라의 공모가 산정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라셀라는 앞서 글로벌 명품 기업 '루이비통'을 피어그룹(비교 기업)에 포함해 거품 논란이 일었던 곳인데, 이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높이면서 기업가치 적정성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고평가 논란을 딛고 무사히 코스닥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다음 달 16~17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한다. 나라셀라의 총 공모주식수는 145만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2000~2만6000원이다. 공모금액은 319억~377억원이다.
지난 1990년 설립된 나라셀라는 와인 수입 전문기업이다. 전 세계 120여개 브랜드, 1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와인의 공급권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누적 판매 1000만병을 돌파해 '국민 와인'이라고도 불리는 칠레의 '몬테스 알파'를 단일 독점하는 수입사로 알려져 있다. 국내 와인 수입 업계 5위권을 기록 중이다.
당초 나라셀라는 이달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거쳐 다음 달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피어그룹에 해외 명품기업을 포함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일정을 한달여 가량 미뤘다
논란이 된 회사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였다. 나라셀라는 처음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LVMH가 모엣샹동, 크룩, 뵈브클리코, 샤또 디켐 와인, 헤네시 꼬냑 등을 대표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고 전체 매출 가운데 와인 및 음료 비중이 8.9%나 있다는 점에서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납득하지 못했다. LVMH는 흔히 알려진 루이비통 의류, 잡화, 향수 등 명품 매출액이 대부분인 기업으로 유사성이 낮을 뿐 아니라 지난해 순이익은 19조원에 달하는 데 반해 나라셀라의 순익은 89억원에 불과해 시장에서는 피어그룹을 무리하게 선정해 몸값을 높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는 그 이후다.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듯 나라셀라는 신고서 정정을 통해 LVMH를 제외하고 이탈리아 와인 전문 기업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Italian Wine Brands S.p.A.)'를 추가했다. 하지만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피어그룹의 PER(주가수익비율)은 기존 23.0배에서 정정 후 23.2배로 오히려 더 올랐다.
이는 피어그룹 중 PER이 29.30배로 가장 높았던 LVMH와 함께 11.88배로 가장 낮았던 롯데칠성음료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PER 19.93배인 이탈리안 와인 브랜즈를 추가하면서 평균 PER이 처음보다 오히려 높게 산출된 것이다. 나라셀라는 여기에 할인율을 기존 18.45~31.00%에서 19.23~31.65%로 높이면서 희망공모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세간의 지적에도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은 셈이다.
이를 두고 나라셀라가 희망 공모가를 맞추기 위해 과도한 욕심을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라셀라 수요예측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업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적정성 논란은 늘 있는 일이지만 공모가는 누구나 납득할 만한 절차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면서 "나라셀라의 경우 목표 기업 가치를 맞추기 위해 비교 기업군을 억지로 짜맞추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가 희망 가격 상단으로 결정될 경우 나라셀라의 PER은 18.76배다. 국내 1위 음료기업 롯데칠성의 PER(11.88배) 및 하이트진로(18.65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관건은 정정 과정에서 주류 매출이 29.2%로 가장 높았던 롯데칠성음료가 왜 제외됐는지 여부"라면서 "당장 올 하반기부터 기관 투자자들의 허수성 청약이 제한되다 보니 최근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무리하게 공모가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개정안 시행 전까지 기업가치 뻥튀기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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