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이탈리아, 어디서 뭘 먹지?
장화 모양의 지중해 반도 국가 이탈리아는 지역별로 특색있고 개성 넘치는 음식과 식재료를 자랑한다. 치즈나 파스타도 지역별로, 도시별로 제각각이다. 이탈리아 식초로 유명한 발사믹도 이탈리아산 발사믹이 아닌, 이탈리아 모데나에서 만들어진 것이 원류이고 최고로 꼽힌다.
이탈리아무역공사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Bello Bravo Buono’(아름답고 훌륭하고 맛있고)는 이탈리아의 지역별 음식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지난 12, 13일 이틀간 서울 신사동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아 음식 중 치즈와 브루스게타에 관한 테이스팅 세미나가 열렸다. 전채요리의 여왕이라 불리는 브루스게타는 얇게 자른 바게트 위에 과일, 치즈, 야채, 소스 등을 얹어 먹는 요리다. 이탈리아 관광청 김보영 소장, 치즈 수입사 이탈리멘티 우재하 부사장의 설명으로 이탈리아 지역별 치즈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또 홍신애 셰프는 지역별로 특징적인 토핑을 사용해 다양한 브루스게타 만들기를 보여줬다.
고르곤졸라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블루치즈다. 국내에서는 꿀을 찍어 먹는 ‘고르곤졸라 피자’의 재료로 익숙하다. 특유의 쏘는 향과 콤콤한 맛이 있는 이 치즈는 이탈리아 서북부 롬바르디아 지방에서 생산된다. 밀라노 인근의 고르곤졸라라는 도시에서 유래해 치즈에도 같은 이름이 붙었다. 롬바르디아 출신의 유명한 치즈는 또 있다. 이탈리아 경질 치즈의 대표 격인 ‘그라나 파다노’ 치즈다. 이 치즈는 가루를 내거나 얇게 잘라 요리에 사용한다. 치즈의 특성상 요리 본연의 맛을 크게 해치지 않으므로 이탈리아 사람들은 고기나 야채, 튀김 요리 등에 폭넓게 이 치즈를 곁들인다.
페코리노 치즈는 양젖으로 만든 이탈리아의 전통 치즈다. 고대 로마 군인들의 식량으로 지급되었을 만큼,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치즈 중 하나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에서는 페코리노 치즈가 많이 생산되는데 전 세계로 수출되어 이탈리아 음식 문화를 알리는 주역이 되고 있다. 페코리노 치즈는 제조 방법과 특성, 맛에 따라 페코리노 사르도, 페코리노 로마노 등으로 나뉜다. 페코리노 치즈는 다양한 음식에 더해 조화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와인이나 샐러드와 함께 해도 좋고 곱게 가루를 내어 카르보나라와 같은 파스타나 치즈, 수프에 곁들여 맛을 낸다.
피자치즈로 흔히 알려진 모차렐라 치즈의 본고장은 캄파니아주다. 캄파니아주의 유명한 도시는 나폴리, 소렌토, 아말피 등이다. 모차렐라 치즈는 12세기부터 만들기 시작했으며 18세기를 지나면서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졌다. 모차렐라 치즈는 전통적으로 물소 젖으로 만든다. 물소 젖은 젖소에 비해 단백질과 지방, 무기염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과 유당이 낮다. 물소 젖으로 만드는 모차렐라 치즈는 ‘라 모차렐라 디 부팔라’(La Mozzarella di Bufala)라고 한다. 젖소의 우유로 만들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피오르 디 라테 모차렐라’(Fior di latte Mozzarella)라고 한다. 모차렐라의 풍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생치즈를 그대로 먹거나 토마토와 함께 카프레제 샐러드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수제 햄이나 멜론과 함께 곁들여도 좋다. 세계 최고의 피자로 인정받는 나폴리 피자, 그리고 나폴리가 있는 캄파니아주의 모차렐라 치즈. 두 재료의 상관관계는 밀접해 보인다.
홍신애 셰프는 5가지 지역별 브루스게타를 선보였다. 피에몬테 스타일에는 누텔라가, 토스카나는 프로슈토, 풀리아는 올리브오일과 올리브 타프나드, 캄파니아는 토마토, 시칠리아는 안초비가 특징적으로 올랐다. 이탈리아 서북부 끝에 있는 피에몬테는 가로수의 상당수가 헤이즐넛인 지역으로, 페레로 로쉐와 누텔라의 본사인 페레로가 있는 곳이다. 피렌체가 있는 토스카나는 질 좋은 프로슈토의 산지로 유명하고 남동부 끝에 있는 풀리아주는 이탈리아에서도 최고의 올리브 산지로 꼽힌다. 매년 10~11월에 3주간 풀리아주 살렌토에서 열리는 ‘벤벤올리오’(BenvenOlio)는 올리브오일 장인들을 위해 열리는 유명한 축제다. 모차렐라 치즈로 유명한 캄파니아주는 토마토 산지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산마르지아노 토마토는 최고의 감칠맛을 자랑하는 명품으로 알려져 있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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