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민간 공항 이전 입지 논란 4가지 시나리오
경우의 수 따라 광주시장·전남지사 정치적 위상에도 '영향'
(광주·무안·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광주 군(軍) 공항 이전 특별법 통과로 군 공항 이전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광주 군 공항뿐 아니라 광주 민간 공항 이전도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군 공항 입지 선정과 지원대책(인센티브)을 둘러싸고 "지도자들이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강기정 광주시장), "광주시가 통 큰 보따리를 내놔라"(전남도 관계자) 등 미묘한 신경전도 있어 험로도 예상된다.
현재까지 광주시와 전남도, 함평군, 무안군 등의 상황을 종합하면, 입지로만 따지자면 실현 가능성과 타당성에 편차는 있지만, 4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시나리오에 따라 교통편의, 주민 이익, 지역발전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달라지고,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정치적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군 공항, 함평 이전…민간 공항, 무안 이전
현재 전남 22개 시·군 중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지자체는 함평군이 유일하다.
군 공항 유치에 관심을 보였던 영광군은 유치를 포기했고, 군 공항 이전 유력 후보지로 꾸준히 거론돼온 무안군은 군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함평군은 이르면 5월 또는 6월 주민 여론조사를 한다.
함평군은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찬성 여론이 많으면 유치의향서를 국방부에 제출하고, 군 공항 입지와 군사적 접합성 판단 등을 거쳐 이전 후보지로 결정된다.
이후 이주대책위원회 결성 등 행정적 절차를 거쳐 이전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전남도는 군 공항이 함평으로 이전할 경우 민간 공항은 무안국제공항 통합 원칙에 따라 무안으로 이전을 강조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18일 "2021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6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2025년 호남고속철도 2단계 개통(무안 공항 경유)에 맞춰 광주 민간 공항을 무안 공항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게 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입장에서는 '광주 민간 공항과 무안 공항 통합' 원칙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군 공항-민간 공항의 패키지 무안 이전'이 불발되면 차선책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안군민들이 원하는 최적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무안군민들은 광주 민간 공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군 공항, 함평 이전… 민간 공항, '광주 존치'
군 공항이 함평으로 이전하면 민간 공항을 광주에 그대로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광주시 여행업계 관계자는 "군 공항이 함평으로 가면 군 공항과 민간 공항 패키지 무안 이전 때와 광주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며 "광주시민 교통편의를 위해 민간 공항은 광주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입장에서도 최대 난제인 군 공항 이전 문제를 '함평군과 손잡고' 해결한 마당에 민간 공항을 무안군으로 선뜻 넘길지는 미지수다.
이 시나리오는 광주 민간공항 통합을 통해 무안국제공항을 살려야 하는 김영록 전남지사에게는 정치적으로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군 공항·민간 공항 모두, 함평 이전
함평군 일각에서는 군 공항과 민간 공항 모두 함평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함평군 관계자는 "주민들 사이에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을 연계해 함평으로 유치하자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민간 공항 이전은 국토교통부 소관으로 함평군 입장에서는 군 공항 이전 논의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함평군 모 사회단체 관계자는 "광주 군 공항의 함평 이전이 확정되면 군민들 사이에서 광주 민간 공항도 이전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 공항과 민간 공항 모두 함평으로 이전할 경우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광주·전남 상생을 주장하는 강기정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날 기자들과 차담회에서 광주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의 함평으로 '패키지 이전'에 대해 "아직 검토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군 공항·민간 공항 모두, 무안 이전
광주 군 공항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 오랫동안 꾸준히 거론돼 왔던 '패키지 이전' 방식이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모두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셈법으로 간주해왔다.
그러나 무안군민들이 군 공항 이전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무안군이 전격적으로 군 공항 이전을 수용하기 전까지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머지않아 김산 무안군수를 만나 무안군의 최종 의중을 타진할 계획이어서 이들의 만남 결과도 주목된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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