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차이나타운에 중국 '비밀경찰서'" FBI 중국계 2명 체포

[뉴욕=AP/뉴시스]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왼쪽에서 두 번째 6층짜리 유리 외벽 건물이 중국을 위한 비밀 경찰서가 있는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3.04.18.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 내 '비밀 경찰서' 관련 조직을 발견하고 관련된 중국계 남성 2명을 체포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FBI는 이날 루젠왕(61)과 천진핑(59)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중국 정부의 비밀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고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루젠왕은 미국 내 중국 푸젠성 출신들의 향우회인 '창러공회'의 회장이다. 창러공회는 2016년 맨해튼 차이나타운 6층 건물의 사무실을 임대해 향우회 간판을 걸었다. 임대금액은 130만 달러(약 17억원). FBI와 브루클린 연방검찰은 이 공간이 중국의 비밀경찰서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에 기반을 둔 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Safeguard Defenders)가 발표한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뉴욕을 포함한 여러 지역에 주유소를 설립했으며, 중국 경찰과 불법적으로 협력해 도망자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도 있다.

브루클린 검찰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해외 도피 사범 송환 작전인 '여우사냥'과 관련,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그의 아들을 협박해 귀국시키려고 한 7명의 중국인 국적자를 기소했다. 이어 FBI와 검찰은 차이나타운 창러공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올해 초 차이나타운 향우회 사무실이 중국의 비밀경찰서로 지목되자 주미중국대사관은 "미국에 사는 중국인들을 돕기 위한 장소이며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중국의 경찰관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들 외에도 미국 내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중국인을 괴롭힌 혐의로 34명을 기소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소위 '트롤 농장'이라고 불리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미국 기술 플랫폼 회의를 방해하는 등 온라인에서 반체제 인사들을 괴롭힌 혐의다. 다만 이들은 중국에 거주하고 있어 아직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