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와 에스파 품에 안은 위버스는 얼마만큼 성장할까 [이명지의 IT뷰어]

2023. 4. 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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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하이브 협력 일환으로 SM 아티스트들 '위버스' 입점... 버블 역시 동시에 서비스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 (사진=한국경제신문)



팬덤 플랫폼을 아시나요? HOT 콘서트 표값을 위해 은행 앞에서 줄을 서던 90년대, ‘공카(공식 카페)’에 오빠가 다는 댓글만을 기다렸던 2000년대 팬덤에게는 낯설지도 모릅니다. 콘서트 예매부터 아티스트와의 소통까지 한 번에 가능한 게 ‘팬덤 플랫폼’인데요 대표적인 게 하이브의 위버스, SM엔터테인먼트의 디어유죠. 

이 팬덤 플랫폼은 최근 엔터주들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유료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데요. 팬덤 플랫폼의 가입자를 늘리는 것은 간단합니다. 팬덤이 많은 아티스트가 플랫폼에 입점을 하면 되는거죠. 

지금 팬덤 플랫폼의 양대산맥인 '위버스'와 '디어유'가 그렇게 컸습니다. 위버스에는 BTS를 비롯한 하이브 아티스트들이, 디어유는 SM엔터와 JYP엔터의 아티스트들의 입점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죠.

그런데 어제였죠. SM엔터가 올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위버스에 소속 아티스트별 공식 커뮤니티를 오픈하고 팬 소통과 미디어 콘텐츠 제공을 시작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또 앨범과 공식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에도 함께 입점한다고 하네요. 

다만 에스엠 아티스트들이 디어유를 완전히 떠나는 건 아닙니다. 두 팬덤 플랫폼에서 모두 활동하게 되는 거죠. 디어유의 핵심은 ‘버블’입니다. 버블은 1:1 프라이빗 메신저 서비스인데, 아티스트와 1:1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에요. 실시간 소통에 목마른 팬덤에겐 호평을 얻고 있는 플랫폼이죠. 즉 SM 아티스트들은 ‘버블’도 계속 하면서 공식 커뮤니티는 위버스에 오픈하는 거죠. 

신한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위버스는 앨범, 굿즈, 콘서트 티켓팅을 하는 ‘소비’ 중심이고 버블을 ‘소통’ 중심의 팬덤 활동을 다룬다”고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와 에스엠이 직접 보유디어유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하이브와 협력을 강화했을 것이라 추측했죠.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의 의미는 뭘까요? 이는 에스파, NCT의 팬덤이 버블에서도, 위버스에서도 모두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걸 말합니다. 즉 위버스에서는 콘서트 티케팅을 하고, 버블로는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하죠. 양 플랫폼이 모두 ‘값어치가 있어야’ 팬들이 계속 구독을 할테니 말이죠. 

SM아티스트들의 위버스 공식 입점은 지난 3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 SM엔터, 하이브가 논의한 사업 협력의 일환입니다. SM 경영권을 두고 대립했던 카카오엔터와 하이브의 대결은 일단은 카카오엔터가 SM을 품에 안는 것으로 마무리됐죠. 하지만 이 과정에서 카카오와 하이브 측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죠. 

SM아티스트들의 위버스 합류는 위버스에게는 단연 호재입니다. 역사가 깊은 ‘충성심’을 지닌 SM 팬덤이 위버스로 오게 됐기 때문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위버스의 향후 월 유료구독자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수요인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2022년 말 기준 850만명으로 예상했습니다. 현재 위버스는 전면 유료화는 아직 아닌데요, 만약 위버스가 성공적으로 수익화를 한다는 가정 하에 하이브 시가 총액에 내재돼 있는 위버스 플랫폼이 기업가치는 최소 3조원이 될 것이라 추산했습니다. 

이번 협력으로 SM소속 아티스트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SM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광야 클럽’대신 위버스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 시절 구축한 SM의 세계관인 ‘광야’도 문을 닫게 됐습니다. SM팬들이 위버스 입점 소식에 심난했던 건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말이야 많았지만 그간 SM이 지켜온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 본격화된 거죠.

여기에 광야클럽에서 쌓아 온 아티스트들의 소중한 자료가 과연 백업이 될지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SM팬들은 위버스도, 버블도 구독해야 하는 처지가 됐네요. 어쨋거나 소중한 내 가수의 메시지와 공지사항을 단 하나도 놓칠 순 없으니깐요.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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