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광주 군공항 이전 이견차 해법 찾나"…전남도 잰걸음
기사내용 요약
이전 후보지 사실상 무안·함평 압축 속 동상이몽
김영록 전남지사 함평·무안군수 잇따라 면담 추진
도, 이전 1순위 무안군 주민반대 극복 해법 찾기 골몰
군공항 유치 속도 내는 함평군, 시·도 '돌발변수' 작용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전남도가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해법을 찾기 위해 잰걸음에 나섰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전제 조건으로 광주 군공항과 민간공항 동시 이전을 가장 먼저 논의해 온 무안군과 최근 돌발변수로 떠오른 함평군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군공항을 내보내려는 광주광역시와 공을 넘겨받은 전남도 또한 각각 셈법이 달라 이견차이 극복 시점에 따라 군공항 이전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지사의 광주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선정을 위한 행보가 본격화 되고 있다.
김영록 지사는 전날 이상익 함평군수와 김산 무안군수와의 만남을 잇달아 추진해 이상익 군수와는 면담을 가졌지만 김산 군수와 예정된 만찬 회동은 김 군수 측의 사정으로 잠정 연기됐다.
김 지사가 광주 군공항 이전 현안 논의를 위해 이상익 함평군수와 도청에서 가진 면담은 처음이었다. 김 지사와 이 군수는 30분간 광주 군공항 이전에 얽힌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가 함평군수를 먼저 면담한 것은 오는 2025년 호남고속철이 개통하는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당면 과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남도는 그간 광주시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 군공항 유치를 전제로 민간공항 동시 패키지 이전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하지만 함평군이 최근 천문학적인 인센티브가 걸린 광주 군공항 유치를 통해 지역 소멸극복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선 가운데 오는 6월께 국방부에 유치의향서 제출까지 고려하고 나오자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함평군 계획대로 광주 군공항이 함평으로 이전이 확정되면 군 공항 유치를 전제로 광주 민간공항 제주 노선을 흡수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꾀하려던 전남도의 담대한 계획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우려할 만한 변수는 또 있다. 광주시 입장에서도 기피시설인 군 공항만 함평으로 옮겨가면 굳이 민간공항을 전남에 넘겨줄 필요성이 없어지는 것도 전남도가 가장 경계하고 우려하는 지점이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셈법 속에서 이상익 함평군수는 광주 군공항 유치 의사를 전남도에 분명하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답답해진 김영록 지사는 이 군수에게 군공항 특별법에 군 공항 이전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사업 내용과 예산 규모 등 국가적 의무가 규정되지 않은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역 발전과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방부와 광주시가 속도감 있는 군공항 이전 추진을 원한다면 구체적인 비전꾸러미를 전남에 하루빨리 제시하라는 요청으로 해석된다.
광주 군공항 이전의 핵심 키를 쥔 김산 무안군수와의 면담은 김 군수가 해외 출장 일정 등을 이유로 전남도에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 군수 입장에선 김영록 지사를 만나서 '군 공항 유치 반대'라는 똑 같은 입장만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만남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 군 공항 이전 후보지로 가장 먼저 거론돼온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무안군은 군공항 이전에 대해 김산 군수를 비롯해 군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결사반대 하고 있다.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가장 큰 반대 이유다.
여기에 김산 무안군수는 최근 모 중앙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무안국제공항은 광주의 군공항 유치를 전제로 한 민간공항과 결합하지 않아도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해 전남도의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구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무안군을 설득해야 될 김영록 전남지사의 리더십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군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기 위해선 광주시가 비전꾸러미를 내놔야하고, 전남은 준비가 돼 있는 만큼 광주시가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준다면 충분히 (무안)지역민을 설득해 낼 자신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광주 군공항+민간공항' 동시 유치를 통한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현재 광주 군공항 특별법 통과로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이라는 난제 때문에 공이 전남으로 넘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구체적인 지원 사업 꾸러미를 광주시가 내놔야 속도가 붙는다는 측면에선 공이 다시 광주로 넘어간 형국이다.
광주시도 이러한 점을 의식하고 국방부와는 별도로 이전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원로들은 "전남이 광주 군공항을 받기로 한 만큼 시·도지사가 긴밀하게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이전 지역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대책을 수립하고, 부지 확정까지 상생을 기치로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시·도지사가 하루빨리 만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c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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