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속 '억소리' 나는 대기업 연봉…"연봉 높을수록 더 많이 올라"
증권업 직원 평균 연봉 가장 많이 상승…男직원 대비 女직원 평균 연봉 격차 줄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3년 동안 대기업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20% 가까이 상승해 1억원에 육박한 반면, 아직도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저임금을 받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도 여전해 연봉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연봉이 높은 기업이 낮은 기업보다 더 가파르게 연봉이 상승하면서 평균 연봉 1억원 이상의 기업 수도 조사 대상 기업의 3분의 1에 달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비교 분석 가능한 366개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연봉은 9천576만원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8천50만원보다 1천526만원(19.0%) 늘어난 수치다.
연봉의 구간별 증가율을 보면 ▲연봉 1억2천만원 이상인 기업 59곳의 평균 연봉 상승률은 37.7% ▲1억2천만원에서 8천만원 이상의 구간에 있는 기업 151곳 에서는 23.4% ▲8천만원 이하 구간의 138곳의 연봉 상승률은 12.7%로, 대기업 내에서도 연봉이 높은 기업들의 상승률이 낮은 기업들에 비해 3배 가까웠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 기업들은 조사대상 기업의 3분의 1인 116개로, 2019년 46개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남성 직원들 대비 여성 직원들의 평균 연봉 격차는 65.2%에서 68.7%로 3.3%포인트 줄어들었다.
업종별로 보면 증권업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조사 대상 18개 증권사들의 직원평균 연봉은 2019년 1억549만원에서 작년 1억4천538만원으로, 18개 증권사 모두 1억원 이상 연봉을 신고하며 37.8%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같은 기간 9천400만원에서 1억8천900만원으로 두 배 이상인 101.1%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인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으로, 1억2천300만원에서 1억4천538만원으로 18.7%의 증가율을 보였다. 메리츠증권은 직원평균 연봉 2억30만원으로 증권사들 중 유일하게 2억원 이상의 연봉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평균 연봉이 상승한 업종은 상사업종으로 대상기업 5곳의 평균 연봉은 2019년 8천244만원에서 작년 1억490만원으로 27.2% 증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3년 사이 8천400만원에서 1억2천100만원으로 44.0% 증가하며 가장 많이 증가했다. LX인터내셔널은 34.6% 증가한 1억4천400만원으로 다음을 이었다.
다음은 운송업종 9곳의 평균 연봉이 팬데믹 전인 2019년 6천531만원에서 작년 8천247만원으로 26.3% 증가했다. HMM은 이 기간 직원 평균 연봉이 6천105만원에서 1억2천358만원으로 두 배 이상인 102.4%가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팬오션은 작년 연봉 1억1천100만원으로 3년 전 대비 35.4% 증가하며 1억원을 넘겼다. 이어 현대글로비스 28.8%, 롯데글로벌로지스 27.4%, CJ대한통운 23.2% 순으로 상승했다.
기업별로 보면 평균 연봉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DL로 2019년 8천100만원에서 작년 2억100만원으로 148.1%나 증가했다. 다음으로 HMM이 두 번째인 102.4%,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세 번째인 101.1%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위는 순위로 드림텍 92.3%, 5위는 크래프톤 91.2%, 6위는 키움증권, LS전선이 각각 76.5%, 8위는 카카오가 73.8%, 9위는 네이버로 59.1% 증가했으며 10위는 S-Oil로 55.1%이 증가율을 보였다.
이 기간 남녀 직원들의 평균 연봉 격차는 줄어들었다. 2019년 남성 평균 연봉이 8천861만원일 때 여성 평균 연봉은 5천780만원으로 남성 연봉 대비 65.2%였다. 지난해 남성 평균 연봉은 18.2% 오른 1억474만원, 여성 평균 연봉은 24.6% 증가한 7천203만원으로 남성 연봉 대비 68.8%였다. 이에 따라 남녀 연봉 격차는 3.6%포인트 감소했다.
남녀 연봉격차가 가장 작은 업종은 제약업종으로, 남성 대비 여성연봉이 83.8% 였다. 남녀 격차가 가장 심한 업종은 증권(58.7%)으로, 60% 이하였다. 지난 해 발표한 OECD 국가들의 남녀 임금격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68.5%로 30년째 임금 격차가 가장 높은 국가다.
저임금에 힘겨워 하는 직장인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 격차는 2배 이상으로 조사됐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대기업 근로자의 평균소득은 세전 월 563만원인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는 266만원에 불과했다.
재계 관계자는 "억대 연봉자만 있는 게 아니라 저임금에 고통받는 직장인이 여전히 많다"며 "대기업의 임금 인플레이션으로 중소기업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평균의 착시에 빠지면 연봉 양극화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며 "최저임금 인상율이 가팔라서 노동시장 수용성이 낮은 상태인데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많아 연봉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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