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 EU-中 투자협정 내달 EU서 다시 의제로…재평가 무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다음 달 정상회의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EU 관리를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다만 2년간 비준이 보류된 상태인 CAI가 부활할 가능성은 별로 없고 CAI에 대한 재평가에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EU 관리는 EU 내 주요 무역 국가들이 내달 정상회의에서 CAI에 대한 논의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EU 27개 회원국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위험 경감'을 모색하는 더 큰 논의의 일환이며, 일부 관리들은 유럽의 중국 내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CAI가 그러한 논의와 상충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SCMP는 "EU 정상회의에서는 비록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CAI를 해제할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신문은 "EU 외교관들은 고위급 정치인들의 지지가 대체로 부족한 상황에서 CAI가 구제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라며 "세명의 서유럽 외교관은 자신들의 국가가 CAI 부활을 지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외교관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중이 역풍을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대중의 정서를 볼 때 프랑스가 CAI 소생 노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유럽의회의 중국 대표단을 이끄는 라인하르트 뷰티코퍼 의원은 SCMP에 "누구도 EU의회가 CAI를 비준하며 중국에 호의를 베풀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며 "CAI는 낡은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접근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EU는 2020년 12월 30일 거의 7년 만에 CAI 체결에 합의했다.
그러나 2021년 3월 EU가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자, 중국이 같은 날 유럽의회 의원과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 등에 보복 제재로 맞대응했다.
이 여파로 유럽의회는 그해 5월 CAI 비준을 보류했다.
그 와중에 중국은 2021년 미국을 제치고 EU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EU 수입의 약 5분의 1이 중국산이다.
하지만 중국과 EU 관계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층 복잡해졌다.
EU는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은 비판하지 않고 러시아와 제한 없는 우정을 과시하는 것을 비난했다.
중국은 올해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고 대면 외교를 재개하면서 최근 전방위적으로 CAI의 부활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EU 관리들은 중국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EU의회는 중국이 EU 의원들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CAI를 비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는 중국 공산당과 교류를 이어가는 EU 관리들을 질책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방중에 앞서 지난달 30일 브뤼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에 대한 EU의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 CAI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취재진에게 자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EU 기업들이 중국의 경제 관행에 질려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 주석과 직접 논의는 하지 않았지만 EU가 CAI를 재검토하길 원한다고 확인했다.
SCMP는 유럽 재계에서조차 최근 몇년간 EU-중국 관계의 주요 변화에 맞춰 CAI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EU 관리들은 SCMP에 EU 지도자들은 지난해 10월 EU 정상회의에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제시한 중국 의제에 대체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발언이 다른 지도자들보다 좀더 직설적이고 타협적이지 않아 보이고 일부 지도자들은 중국에 좀더 부드럽게 말하려고 하지만 EU 27개 회원국은 대체로 기본적으로 중국에 같은 입장이라는 설명이다.
한 관리는 "프랑스부터 독일, EU 집행위원회부터 정상회의까지 방식은 다르다. 당연히 우리는 다르다. 그러나 누구도 전체적인 (대중국) 접근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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