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천재 백사장‘의 성공적인 정면승부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 2023. 4. 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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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을 콘텐츠로 활용한 프로그램은 수두룩하며, 유명인이 해외에서 요식업 체험을 하는 플랫폼 또한 이제 익숙하다.

요식업계 대부를 섭외한 만큼 제대로 된 맨땅을 제공하여, 현실에선 물론이고 다수의 방송을 통해 장사천재로 인증받은 백종원은 과연 어떤 헤딩을 보여줄지, 그리고 또 어떻게 살아남을지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이로써 뚜렷한 차별성을 획득했으니, '장사천재 백종원'은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으로 살아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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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백종원’을 콘텐츠로 활용한 프로그램은 수두룩하며, 유명인이 해외에서 요식업 체험을 하는 플랫폼 또한 이제 익숙하다. 즉, 별다르지 않은 플랫폼에 자칫 물릴 수 있는 콘텐츠를 끌어온 tvN ’장사천재 백사장‘이 살아남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겠다. 희박한 가능성을 뚫기 위해, ‘장사천재 백사장’ 제작진은 놀랍게도 혹은 영민하게도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는, ‘정면승부’의 길을 택했다.

요식업계 대부를 섭외한 만큼 제대로 된 맨땅을 제공하여, 현실에선 물론이고 다수의 방송을 통해 장사천재로 인증받은 백종원은 과연 어떤 헤딩을 보여줄지, 그리고 또 어떻게 살아남을지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어떤 맨땅이냐면, 아직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먹고 마시는 것의 경계가 뚜렷하여 타국의 음식에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나라, 모로코다.

물론 온전한 맨땅은 아니다. 어찌 되었든 제작진과 카메라가 매 순간 함께 하고 있고 방송에 나갈 수 있다는 공지도 해놓았으니 없던 호기심도 자극할 만한 조건이어서, 일반인이 모로코에서 한식당을 여는 것보다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순탄한 과정이다. 하지만 첫날부터 벌어진 해프닝은, ‘장사천재 백종원’을 그저 이방인의 불편하고 불쾌한 침투로만 여기는 몇몇 모로코 사람들에겐 방송도 그리 소용이 없음을 새삼 실감케 만든다.

야시장에서 한 시간쯤 장사했나, 이슬람 문화권에 맞지 않는 음식을 판다는, 누군가의 오해가 쏘아 올린 신고로 백종원은 타는 속을 부여잡고 그날 장사를 접고서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야 했으니까. 개구리도 먹는 나라의 음식이란 선입견 또한 생각보다 강하여, 사람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했다. 그러나 장사천재의 위력은 바로 이러한 지점에서 발휘되기 마련이다.


한식을 틀로 하되 음식의 재료, 맛 등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쳐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모로코 사람에게 맞추는 건 당연하고, 이를 어필하는 방식으로 백종원은 퍼포먼스, 즉 ‘보여주기’ 전략을 펼쳤다. 요리하는 곳을 앞쪽에 배치하여 음식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새롭게 터를 잡은 동네 ’마라케시‘ 사람들의 시각과 후각, 청각을 사로잡아 낯선 음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내가 항상 얘기하지만 척하다가 그게 몸에 배면 그게 생활이 되는 거예요!”
뿐만 아니다. 하루의 장사가 끝나고 청소할 때도 일부러 불을 환히 밝혀 놓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해놓았다. 동네 장사의 핵심인 ‘신뢰’를 쌓기 위함이다. 효과는 성공적이었다. 백종원의 온갖 감각을 자극하는 퍼포먼스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홀린 듯 모여들어 너도나도 주문하기 시작했고, 종국엔 그날 준비한 재료를 다 소진하는 데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종원이라고 모든 전략이나 판단이 탁월할 순 없다. 많은 노하우를 가진 ’장사천재‘도 실책을 범한다. 실제로 마라케시에서의 둘째 날, 해당 상권의 골든타임을 미리 파악하지 못한 채 장사를 하는 바람에 몇 시간을 별 소득 없이 그냥 흘려보내야 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상황이 보는 이들에게 더 깊은 몰입감을 안기는 지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빠르게 현실을 자각하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다음의 스텝을 생각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그야말로 ‘프로페셔널’하여, 프로그램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한 결과다. 백종원이기에 가능한 전개로, ‘백종원’이란 콘텐츠를 완벽하게 활용한 프로그램 제작진의 지략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이로써 뚜렷한 차별성을 획득했으니, ‘장사천재 백종원’은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유일무이한 프로그램으로 살아남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tvN ‘장사천재 백종원‘]

백종원 | 장사천재백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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