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당 지지율 60% 못 만들면 ‘비상사태’ 일어날 것”
“당분간 입 닫고 있을테니
약속한 60% 만들어보라”
홍준표 대구시장이 18일 “경선 때 약속한 당 지지율 60%를 만들어 보라. 그렇게 못하면 총선 앞두고 각자 도생해야 하는 ‘비상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저격했다.
홍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 지지율 폭락이 내 탓이냐. 그건 당대표의 무기력함과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실언 탓”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당분간 당대변인이 말한 대로 입 닫고 있을테니 경선 때 약속한 당 지지율 60%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 지지율 55%·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60%’ 공약을 내건 바 있다.
홍 시장의 ‘내 탓이냐’는 문제 제기는 전날인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홍 시장을 향해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한 데 반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유 대변인은 전통적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도 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당일 발표되자 “여러 가지 (윤석열 정부의) 외교관계 문제, 당내 설화 문제가 복합적으로 돼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과 관련해서는 “당이 전광훈 목사 영향을 받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건 국민께 실상을 호도하고 잘못 알려주는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시장은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우파 진영 천하 통일했다’ 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후 거듭 김 최고위원 징계, 전 목사에 대한 당 차원의 강경 대응을 주문해 왔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를 향해 “(지도부가 전 목사의) 눈치나 보고 있다”는 등 수위 높은 발언도 했다. 김 대표는 홍 시장에게 “지방자치행정에 전념하라”, “과도한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지난 13일에는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 자리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은 이후에도 전 목사가 “국민의힘과 결별”이라는 주제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손잡고 가야 할 사람은 손절하고, 손절해야 할 사람에게는 손절당하는 치욕스러운 일이 생기게 됐다”며 발언하는 등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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