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공 꽤 좋았다" 오타니의 아쉬움, 요시다 158.4㎞ 강속구에 KO

노재형 2023. 4. 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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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18일(한국시각)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자신의 메이저리그 통산 67번째 선발 경기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시즌 3승 도전에 나선 오타니는 팀이 3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이 컸다. 에인절스는 이번 원정 4연전 첫 3경기를 내리 패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는 오타니에게 악영향을 미친 두 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었다.

하나는 이른 경기시간이었다. 현지 시각으로 이날은 4월 세 번째 월요일로 미국독립전쟁(American Revolution War) 기념일이었다. 매사추세츠는 이를 기념하는 주다. 1897년 시작된 보스턴 마라톤대회가 이날 가장 중요한 기념행사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경기는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10분에 잡혔다. 양팀 선수들은 아침부터 서둘러 운동장을 향했다.

또 하나의 변수, 바로 우천이다. 경기를 앞두고 비가 쏟아져 예정된 시간보다 56분 늦게 플레이볼됐다.

에인절스는 1회초 헌터 렌프로의 3점홈런 등으로 4점을 선취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컨디션 조절은 보스턴 선발 브라이언 베요 뿐만 아니라 오타니도 힘들었다. 오타니는 1회말 선두 라이멜 타피아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연거푸 폭투를 범했다. 1사 3루서 롭 레프스나이더를 내야 땅볼로 잡으며 한 점을 줬다.

에인절스는 2회초 1사 1,3루서 렌프로의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보태 5-1로 다시 도망갔다.

2회말 오타니가 던질 차례.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소나기였다. 비가 멈추자 운동장 정비 시간이 필요했다. 오타니가 차고 있던 피치컴도 고장이 났다. 이래저래 10여분 뒤에 2회 투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오타니는 15개의 공으로 3타자를 가볍게 제압했다.

3회초 에인절스의 공격. 2사 1,2루 상황에서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비가 퍼부었다. 방수포가 등장했다. 경기는 85분 뒤 재개됐다. 3회초가 무득점으로 끝나고 오타니가 등판할 3회말. 하지만 던질 수 없었다.

2이닝 무안타 1볼넷 3탈삼진 2폭투 1실점. 평균자책점이 0.47에서 0.86으로 올랐다. 팀은 5대4로 이겼지만, 오타니는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다.

카를로스 에스테베스(왼쪽)와 헌터 렌프로가 승리를 확정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오타니에게는 이상한 날이었다. 모든 악재가 겹쳤다. 경기 개시시간이 오전이고, 우천으로 경기가 3차례 지연돼 2이닝 투구에 그쳤으며, 피치컴마저 말을 듣지 않았다.

경기 후 오타니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며 "(3회초 우천 중단 때)내가 다시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나 경기가 지연될 지 몰랐다. 스태프와 얘기를 한 끝에 포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타니의 공은 굉장히 좋았다. 그래서 더욱 아쉬웠다. 56분 지연돼 시작된 1회에만 흔들렸을 뿐 구위는 올시즌 최고 수준이었다.

오타니는 "전체적으로 내 공은 꽤 좋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 직구가 좋았다. 스위퍼도 몇 개는 참 좋았다. 폭투가 2개 나와 주자를 진루시켰지만, 그것을 빼면 좋았던 경기"라며 아쉬워했다.

오타니는 1회말 실점 후 4번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98.4마일(158.4㎞) 직구를 한복판으로 찔러넣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구위 자체가 좋았다는 의미다.

관심사는 이날 투구수가 31개였던 오타니의 다음 등판 일정이다. 에인절스는 지난 15일 보스턴전부터 5월 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까지 하루도 안 쉬고 17연전 일정이다. 6선발을 두 차례 투입한다. 그게 이번 로테이션이다. 따라서 계획된 오타니의 다음 등판은 2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홈경기가 된다. 이를 하루 정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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