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진심인 구광모 "양극재 선도적 우위 지속"
차세대 '하이니켈' 양극재 라인 등
美 출장 앞두고 배터리 전략 점검
LG엔솔 공장 이어 현장행보 강화
전지소재 사업 매출 올 20조 목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이 현장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의 핵심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배터리 사업장을 직접 찾아 “선도적 경쟁 우위를 지속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2018년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에 집중해 온 구 회장이 본격적인 미래 경영에 나섰다고 해석하고 있다.
18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17일 LG화학(051910) 청주공장을 방문해 양극재 생산 라인을 살피고 생산 현황·글로벌 공급망 전략 등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의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청주공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부회장), 홍범식 LG 경영전력부문장(사장), 이향목 LG화학 양극재 사업부장(부사장) 등도 함께했다.
구 회장의 이번 현장 점검은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수행을 위해 미국 방문을 앞두고 그룹 내 배터리 사업 전반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글로벌 시장 변화에 선제적 대응 방안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통해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지목한 배터리 사업 담당 임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구 회장이 청주공장을 공식 일정으로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 청주공장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를 생산하는 핵심 기지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수명 등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NCMA 양극재는 에너지밀도를 결정하는 니켈 함량을 올리면서 배터리의 출력과 안정성을 모두 높인 제품이다. 청주공장에서는 올해 기준 연간 약 7만 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EV·500㎞ 주행) 약 70만 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은 올해 양극재를 포함한 전지 소재 사업 매출을 지난해(약 5조 원) 대비 4배 성장한 약 20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현재 청주공장을 비롯한 글로벌 생산 라인에서 연간 12만 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 경북 구미 생산라인이 완공돼 가동되면 2024년에 연 18만 톤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 있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180만 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2018년 6월 취임 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 온 구 회장은 최근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인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공장을 찾았고 같은 달 4일에는 폴란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을 점검했다.
구 회장의 현장 경영 확대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오히려 선제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전파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LG는 미래 핵심 사업으로 낙점한 배터리 관련 산업의 경우 환경 변화가 매우 빠르고 변동성이 큰 만큼 산업 전반의 변화를 감지하는 역량을 키우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미리 갖춰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 워크숍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배터리 사업에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구 회장이 직접 나서 사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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