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먹고 잘래요”...‘기내식 제외 옵션’ 도입한 일본 항공사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4. 1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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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가 하와이 노선에서 제공하는 이코노미석 기내식이 종이 상자에 담겨 제공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시카마아키]
일본을 대표하는 항공사들이 ‘기내식 제외 옵션’을 도입하고 있다. 비용 절감 및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와 기내식을 원하지 않는 승객이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일본매체 머크몰에 따르면 ANA와 JAL은 다수 노선과 클래스를 대상으로 사전 기내식 취소 시스템을 도입했다.

ANA는 지난달 31일부터 기내식을 받지 않는 ‘기내식 불필요(No Thank you Option)’와 샐러드나 샌드위치로 구성된 가벼운 기내식을 제공하는 ‘퀵 앤 라이트 밀(Quick and light meal)’ 서비스를 실시했다. 기내식 용기를 기존 플라스틱 트레이에서 식물유래 재료로 교체하고 있다.

JAL은 지난해 12월부터 ‘밀 스킵 옵션(Meal skip option)’ 신청을 받고 있다. 특히 비행시간이 짧은 단거리 노선에서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 또 웰컴 드링크를 제공하는 컵과 기내식 이용 시 사용하는 식기 등을 일회용이 아닌 반복 사용이 가능한 용기로 변경했다.

일본 항공사뿐만 아니라 에어프랑스와 캐세이퍼시픽 등 해외 항공사들도 매년 빵과 과자를 종이봉투나 재생 가능한 비닐 봉투에 담은 기내식을 권하고 있다.

보통 기내식 신청을 받는 서비스는 저비용항공사(LCC)에 한정됐으나, 대형 항공사도 따라가기 시작한 셈이다. 항공사들은 이러한 변화가 불필요한 음식물 폐기를 없애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환경 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ANA의 경우 국내선 및 국제선 일본 출발 항공편 기내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쓰레기는 1년에 약 248톤이다. 폐식용유는 약 28톤이 나온다. 심야에 출발 또는 도착하는 항공편이나 단거리 노선의 경우 기내식 대신 수면을 택하는 고객들이 많아 다른 노선 대비 기내식 폐기 비율이 높은 점도 고민거리였다.

이에 항공사들은 기내식을 원하는 승객의 수를 미리 파악하는 한편 승객들이 탑승 전 이용하는 라운지 서비스를 강화 및 개편해 기내식과 라운지에서 발생하는 식품 폐기량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셰프가 감독하는 식사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이라면 기내식을 경험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는 그만한 메뉴와 품질을 기대할 수 없어 기내식을 거부하는 승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사전에 기내식을 먹을지 말지 선택하는 옵션이 항공사와 승객 모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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