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아프다'는 말 8개월 모르쇠…24살에 결국 암 진단" 눈물
아내가 자신이 아플 때 외면한 남편에 받은 상처를 호소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서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금쪽이 부부'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결혼 10년 차인 두 사람은 20대 초반에 만나 한 달 만에 동거를 시작했고, 8개월 만에 첫째가 생겨 결혼했고, 현재 아이 둘을 키우고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금쪽이 부부는 남편이 퇴근 후 친구들과 술자리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갈등을 빚었다. 아내는 둘째 아이가 아파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남편은 전화만 한다더니 택시를 타고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 술을 마셨다.
아내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에게 계속 전화했지만 남편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와중에 설상가상 둘째는 먹은 음식을 토해버렸고,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친구들까지 아내 전화를 받으라고 권하자 결국 남편은 아내의 전화를 받았고,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는 "어떻게 혼자 안 되겠냐"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결국 남편은 집으로 돌아갔고, 술을 마신 탓에 아내가 운전해 병원으로 향했다.
아내는 그런 남편에 대해 "남편이 경청을 잘 못한다. 본인한테는 제 말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며 "제가 어디 아프다고 해도 시큰둥하다. 제가 아프다고 같이 병원에 가달라고 했는데 갓난아이 안고 병원 가라고 하더라"고 서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남편은 당시에 대해 "아내가 꾀병이 심하다. 아프다고 했을 때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제가 아픈 게 아니니까 크게 신경을 못 쓰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렇게 8개월이 흘렀고, 당시 아내는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뒤늦게 병원을 찾은 탓에 수술받아야 했다고.
아내는 "어느 날 몽우리가 잡히더라.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병원에 갔는데 암이라더라. 24살밖에 안 됐는데.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빨리 왔으면 약물로도 치료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하더라"고 했다.
남편은 아내가 아프다고 했음에도 병원을 찾지 않은 이유에 대해 "그때는 일을 배우고 있었던 때다. 하루 이틀 빠지면 돈을 못 받고 손해로 오니까. 혼자 가라고 하다가 미뤄졌다"고 해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피를 철철 쏟지 않으면 괜찮은 거 같다는 느낌이 들고, 젊으니까 이게 이 정도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많이들 그러다가 병을 키운다"고 말했다.
남편은 "별일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미안했다"고 말했지만 아내는 "지금은 편도 수술을 했는데, 옛날엔 1년에 두 번씩 고열로 아팠다. 39.5도 넘게 오르기도 했다"며 과거 일을 떠올렸다.
아내는 "그때 첫째 아이도 아팠다. 아이와 같이 병원에 가서 저는 링거를 맞고 일어났는데 남편과 아이가 없는 거다. 아이는 등원을 해야 하니까 갔나보다 싶어 전화했다. 데리러 올 거라 생각했는데, 알아서 오라고 하더라. 아이 등원시키고 자기는 집에 갔더라. 너무 서운했다"고도 서운함을 드러냈다.
남편은 "저도 새벽에 열 나서 혼자 택시 타고 갔다가 링거 맞고 돌아온 적이 있어서 택시 타고 오라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남편은 아플 때 챙겨주면 '마음이 약해져서 이 험난한 세상 어떻게 살아가나'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온 데는 내가 의지가 꿋꿋하고 잘 이겨냈기 때문이라고 자긍심을 느낀다. 그 잣대를 가까운 가족에게도 대다보니 오해와 섭섭함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남편이 아내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서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아플 때 그런 거니까 아내분은 섭섭하셨을 것 같다"며 "아내가 느끼기에는 절체절명의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때 나를 보호해주지 않은 것 같고, 결국 그건 남편의 인생에서 내가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인데, 내가 암 진단을 받는 위기 상황에서 당신이 나를 소중히 생각 안 했구나'라고 아내 마음에 대못이 박힌 거다. 그 대못이 안 빠지고 있다. 그 대못이 가슴에 박힌 상황에서 아이가 아픈데 친구들과 식사하러 나간다? 사안은 다르지만 느낌은 매우 유사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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