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넣으면 수익 쥐꼬리”...예금 인출한 고객들 ‘현금 분류’ 나섰다는데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2023. 4. 1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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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미국 주요지수 상승 마감
대형 증권사 찰스슈왑 4%↑
지역은행 M&T 도 호실적
미국 주요 국채 수익률 상승
17일 현지시간 뉴욕증시 주요 주가지수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17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주가 지수가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각각 직전 거래일보다 0.33%, 0.30% 상승했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0.28% 올라선 반면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날보다 0.12% 하락했습니다.

이 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제2의 실리콘밸리뱅크(SVB) 폐업’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돌았던 미국 최대 증권사 찰스 슈왑(SCHW) 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찰스 슈왑이 이날 개장 전 공개한 2023년 1분기(1~3월) 실적이 월가 기대치를 웃돌자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3.94% 올라섰습니다.

우선 분기 실적을 보면 찰스 슈왑의 2023년 1분기 주당 순이익(EPS, 조정 기준)은 0.93달러로 팩트셋 집계 전문가 기대치(0.90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증권 거래 수익이 7% 감소한 8억 9200만 달러, 은행 예금이 30% 감소한 3억2570만 달러, 총 자산은 21% 감소한 5억356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지역 은행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찰스 슈왑 예금 인출 규모는 올해 1분기 3257억 달러로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3670억 달러) 대비 11% 줄었습니다. 고객들이 이른 바 ‘현금 분류’ 에 나서면서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고수익 상품으로 자금을 옮긴 결과입니다.

예금 유출 규모가 금융사의 보유 현금 및 자산 수익 규모를 초과하면 해당 금융사는 연방주택대부은행 (FHLB) 등으로부터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올 수 있는데 찰스 슈왑의 경우 2023년 1분기에 FHLB 로 부터 4560만 달러를 빌렸으며 이는 4분기 대비 폭증한 규모입니다.

찰스 슈왑 [AFP=연합뉴스]
현금 분류란 고객들이 저금리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해 이보다 수익률이 높은 머니 마켓 펀드(MMF·단기금융자산투자신탁) 등 다른 금융 상품으로 자금을 재배치하는 것을 말하는 시장 용어입니다. 이와 관련해 찰스 슈왑의 피터 크로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최근 은행 시스템 혼란으로 예금 인출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고객들의 올해 1분기 예금이 직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점차 인출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런 가운데 찰스 슈왑 측은 자사주 환매를 중단하기로 발표했습니다. 통상 자사주 매입(주식 환매)이 주가 급락을 떠받치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주주 친화 경영’이라고 선호하지만 유동성 리스크가 커진 상태에서는 오히려 주식 환매를 중단하는 것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효과를 낸다는 해석이 따랐습니다.

한편 이날 뉴욕 버팔로에 본사를 둔 지역 상업은행인 M&T 뱅크(MTB) 역시 월가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직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7.78% 상승했습니다. M&T 뱅크의 올해 1분기 EPS 는 4.01 달러로 팩트셋 집계 전문가 기대치(3.94달러)를 넘겼고 수입도 24억 달러를 기록해 전문가 기대치(23억8000만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순이자 수입은 18억1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9억 400만 달러) 대비 약 2배 증가했습니다.

한편 17일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주요 국채 가격이 떨어진 결과 수익률은 상승했습니다. 이날 미국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7bp(=0.07%p) 오른 5.21%,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오른 4.18% ,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2bp 오른 3.60% 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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