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개성공단 무단가동, 열적외선 위성사진서도 확인"

정성학 "공장 4곳 활발히 가동 중인것으로 보여"
통일부 관계자 "섬유·봉제 업종 등으로 파악"

북한이 개성공단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정황이 열적외선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2022년 7월 19일 북한 기정동 마을너머로 보이는 개성공단의 모습. / 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북한의 개성공단 설비 무단 사용 정황이 열적외선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현지시간) "지난 2월 24일 열적외선 위성으로 북한 개성공단을 촬영한 사진을 확인한 결과, 공단 내 제조 공장이 고열을 발산하며 시설을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도했다.

위성 사진에서 고온 지역은 붉은색으로, 저온지역은 푸른색으로 나타나는데 공단 내에서 열을 발산하고 있는 구역은 4곳이 식별됐다. RFA는 정성학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을 인용해 고열이 발생하는 공장 4곳은 전자공장 2곳, 섬유공장 1곳, 제조업 공장 1곳이라고 밝혔다. 정 부소장은 전자공장 2곳 중 1곳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국 기업인 사마스전자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정 부소장은 "특이하게도 제조업 공장 건물 1동이 유난히 붉은색으로 12도의 고열을 발산하고 있다"며 "시설이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RFA는 지난 12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쿠쿠전자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간 설비와 원자재를 이용해 전기밥솥을 생산하고, '비음성 압력밥가마'라는 상표를 붙여 평양백화점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18일 개성공단 무단 가동 현황에 대해 "북한 전력상황 및 물품 수요 등을 고려하면 섬유·봉제 업종 등이 무단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업체명이나 가동공장 수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2000년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2004년 첫 생산품 반출을 시작으로 운영돼 온 개성공단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중단됐다. 그러나 위성사진과 북한 매체 보도 등에서 북한이 우리 기업이 사용하던 통근버스나 생산 설비를 무단 사용하고 있다는 정황이 계속 포착되는 상황이다.

정부도 북한의 개성공단 설비 무단 사용을 여러 차례 비판해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1일 장관 명의의 성명을 내 "'남북사이의 투자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하는 위법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통일부는 6일 북한에 개성공단 무단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대북통지문 발송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접수를 거부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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