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현대가 후성, 후계자에 증여 번복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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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인 후성그룹에서 창업자가 주력 상장사 지분을 장남에게 대거 증여했다가 이틀후 취소해,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기초 화학 소재, 자동차 부품, 방산 물자 등을 제조하는 후성그룹은 한국내화, 퍼스텍, 후성 등 상장사 3개와 20여개의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후성그룹은 현대제철에 납품할 내화물 등으로 사세를 키워, 2000년대 초반부터 반도체 및 배터리 관련 불소화합물 제조 공정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후성그룹은 주식 증여와 취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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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떨어진 뒤 증여하면 증여세 절감 효과
전해질 생산중단 공시 이후 주가 연일 하락
범현대가인 후성그룹에서 창업자가 주력 상장사 지분을 장남에게 대거 증여했다가 이틀후 취소해,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기초 화학 소재, 자동차 부품, 방산 물자 등을 제조하는 후성그룹은 한국내화, 퍼스텍, 후성 등 상장사 3개와 20여개의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창업자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의 모친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유일한 여동생인 고 정희영 여사다. 김근수 회장의 호를 딴 후성은 배터리 전해질로 쓰이는 불소화합물과 반도체 공정에서 쓰이는 식각 및 증착용 화학제품을 생산한다. 냉장고나 에어콘용 냉매도 제조한다.
김근수 회장은 지난 3일 자신이 보유한 불소화합물 제조사 후성의 주식 1165만6975주(지분율 12.36%) 중 약 3분의1인 387만6923주를 장남인 김용민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그러나 이틀후인 4월 5일 이를 취소했다. 후성그룹이 명확한 배경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은 “주가하락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주가가 낮을 때 증여하면 증여세를 아낄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김 회장이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과거 김근수 회장은 주가가 고점 근처에 있을 때 보유한 지분을 내다팔며 시세차익을 얻기도 했다. 2021년 11월엔 1주당 2만3000~2만5000원 수준에서 보유한 후성 주식 중 257만9532주를 시간외 대량매매와 장내거래를 통해 매도하며 현금을 챙겼다. 후성의 주가는 지난해 1월말 2만원대 아래로 처음 내려왔고, 하반기에는 내내 1만원대에 머물렀다.
주주들은 이번에도 김 회장이 향후 주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증여를 취소한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후성은 배터리 전해질을 생산하는 울산공장이 이달 17일부터 생산중단에 들어간다고 14일 장 종료 후 공시했다. 그러면서 전해액 고객사 재고 조정과 회사의 재고 증가 및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었다.
매출액 감소를 예고하면서도 생산 재개 시점을 밝히지 않아 후성의 주가는 공시 이후 연일 하락세다.
물적분할한 자회사의 상장 준비도 후성 주가의 잠재적 하락 요인으로 남아있다. 지난 2021년 물적분할로 탄생한 후성의 100% 자회사 후성글로벌은 올해 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후성글로벌은 폴란드 등 후성그룹의 해외 사업 지주사 역할을 한다. 작년에는 폴란드에 1000억원대 이차전지 전해질 생산시설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투자금은 사모펀드 등에서 조달했는데, 후성은 2025년까지 후성글로벌을 상장해 투자금 회수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성그룹은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를 정하고 상장 예비심사를 추진하고 있다.
후성그룹은 현대제철에 납품할 내화물 등으로 사세를 키워, 2000년대 초반부터 반도체 및 배터리 관련 불소화합물 제조 공정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최근 3년새 이익이 급증하는 추세로, 지난해 105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 내 캐시카우(수익 창출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에서 후성이 차지하는 위상은 높지 않다. 후성홀딩스, 한국내화, 퍼스텍 등을 통한 복잡한 상호 출자 방식으로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근수 회장이 직접 보유한 후성 지분은 12.36%로 김용민 부회장의 22.29%보다 낮다.
후성그룹은 주식 증여와 취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후성그룹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경영을 해 김근식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조선비즈는 대표 전화 및 IR 담당자, 공시 담당자 등에게 수 차례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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