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침대에 벌레 ‘득실’…빈대·진드기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조수완 2023. 4. 1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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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모텔에서 투숙하던 남성이 벌레에 물려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응급처치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3일째부터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니 5일째 그 상태가 심해졌고, 9일째는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져 근처 대형 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아야 했다. 의사는 알레르기 피부염이나 두드러기 같다면서도 물린 자국이 보이는 등 독특한 증상이라며, 진드기와 빈대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빈대와 진드기에 물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침구류는 빈대와 진드기가 가장 좋아하는 서식처다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빈대, 2~3개의 물림 자국과 극심한 가려움
빈대는 어두울 때만 나타나는 야행성 곤충으로, 사람을 비롯한 온혈동물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 매트리스 아래쪽에 서식하다가 밤에 나와 활동하는데, 하룻밤에 500회 이상 사람을 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붉거나 흰색의 부어 오르는 자국, 수포, 농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빈대 물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대부분 팔 또는 어깨에 주로 물리지만, 온 몸에 물릴 수 있다. 빈대 물린 자국은 모기 물린 자국과 유사하고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하며, 2~3개 물린 자국이 그룹을 짓거나 원형의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모기와 다르게 빈대는 혈관을 찾는 능력이 떨어진다. 혈관을 찾기 위해 조금씩 이동하며 물기 때문에 일렬로 2~3번 물리는 패턴을 보인다.

빈대에 물리면 처음에는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으나 1~3일의 잠복기 후 가려움증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러한 증상이 올라온다면 최대한 긁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물린 부위에 발라줘 가려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게 최선이다. 빈대에 물리면 극심한 가려움이 동반될 수 있는데, 물린 부위를 긁을 경우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매트리스에서 빈대가 발견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빈대가 발견되더라도 그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빈대는 쉽게 전파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해충방제전문기업에 의뢰해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빈대 물림의 특징ㅣ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집먼지 진드기, 콧물과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반응
집먼지 진드기는 크기가 0.1~0.3mm에 불과해 육안으로 확인이 어렵다. 집먼지 진드기는 그 자체로는 해롭지 않지만 배설물과 사체 잔해가 사람의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로 들어가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집먼지 진드기로 인한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는 진드기 수는 먼지 1g 당 500마리 이상이다.

집먼지 진드기로 인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또는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한다. 단,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최대 효과가 발현하는데 2주까지 걸릴 수 있어 장기간 이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두 약물이 모두 효과가 없는 상황이라면 면역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정도광 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알레르기 면역치료는 항원을 소량씩 꾸준히 체내에 투여해 면연관용을 유도함으로써 치료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원장은 “집먼지 진드기나 꽃가루를 제외한 다른 항원에는 효과가 떨어지지만,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의 경우 60~70%까지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면역치료는 최소 1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드기는 주로 사람의 몸에서 떨어진 피부각질, 식물섬유, 집안의 먼지 등을 먹고 사는데, 진드기의 번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은 온도와 습도다. 정도광 원장은 “집먼지 진드기의 경우 온도가 25도 이상, 습도가 60% 이상일 때 활발히 성장하고 번식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집먼지 진드기는 3개월만에 5~8배로 번식할 수 있다.

침구류는 진드기가 가장 좋아하는 서식처다. 잠 잘 때 떨어지는 피부의 각질과 땀 분비로 인한 높은 습도는 집먼지 진드기가 살기 좋은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핵심 예방법은 빨래다. 특히 이불과 베개에 많으므로 세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이불 등 침구류는 60도 이상의 온수로 세탁하고 햇볕에 말려야 집먼지 진드기가 박멸된다. 2주에 한 번 세탁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햇볕에 자주 말리기라도 해야 한다. 진드기 제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정도광 원장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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