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간 232명 사망…태국 최대 축제에 무슨 일이

1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송끄란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이 서로에게 물을 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태국 최대의 명절이자 축제인 송끄란 연휴 기간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총 싸움 등 축제 열기가 과열되면서 교통사고가 급속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달 11~16일 엿새간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가 1만77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입원한 중상자는 3814명으로 81.8% 급증했다. 사망자도 232명이나 발생했다.

태국에서는 타이력(歷)으로 정월 초하루인 송끄란(4월 13일)을 기념하는 축제가 해마다 주요 도시에서 열린다. 불운을 쫓고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는 문화가 유명해 ‘물의 축제’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해마다 송끄란 축제를 전후로 교통사고가 대폭 늘었다. 대이동이 일어나고 축제 분위기까지 더해져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경찰이 운전 중 물싸움은 금지했지만, 청년들은 차량을 타고 위태롭게 물싸움을 즐겼다. 과속을 하던 차량이 물로 미끄러워진 길에서 방향을 잃었고, 집 앞에서 물을 뿌리던 가족을 덮쳐 어머니는 숨지고 12살 아들은 중상을 입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음주운전이 사고 원인의 11%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14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열린 송끄란 축제에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서로에게 물을 뿌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경찰은 11~15일 교통 집중 단속 결과 무려 36만2102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속도위반이 13만3639건(37%)으로 가장 많았고, 무면허 운전도 8만251건(22%)에 이르렀다. 오토바이 헬멧 미착용 7만1299건(20%), 음주운전 1만8205건(5%) 등으로 나타났다.

태국 송끄란 축제는 물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위험한 축제라는 오명은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2019년에는 태국 당국이 송끄란 축제 기간 사망사고를 낸 과속 또는 음주 운전자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라고 지시했지만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