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패션 위기맞아?"…세정, 작년 영업익 13배 급증 비결은

박미선 기자 2023. 4. 1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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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세정) 2023.01.0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토종 패션기업' 세정이 지난해 매출 3000억원대를 회복한 데다, 영업이익을 13배나 끌어올려 실적 반전에 성공했다.

세정은 코로나19 확산 2년간 매출이 2000억원대로 꺾였고,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영업적자 행보를 이어가다 2021년 2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간신히 흑자 전환해 성공했다. 지난해는 이보다 무려 13배나 성장한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정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301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도 26억원에서 334억원으로 13배(1188%) 성장했다.

세정은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가 16% 증가해 빠져 나간 비용 자체는 늘었지만, 매출총이익은 1654억원으로 42% 성장해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매출총이익이 늘어난 것은 원가 절감이 한몫했다. 대개 매출이 늘면 매출 원가도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세정은 대대적인 상품 변화에 힘입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끈 가운데 매출원가(1363억원)는 외려 7.4% 줄이며 영업이익을 13배 올린 것이다.

세정은 코로나19 확산 기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제3국으로 직생산·직소싱 인프라를 확보한 결과, 지난해 제반 비용 상승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세정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류대란이 발생하고 원부자재 및 공임비용이 상승했지만, 이러한 각종 변수에도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직생산·원부자재 직소싱을 통해 원가를 절감했다"며 "공장을 돌리지 않는 비수기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한 것도 원가 절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대적 상품 변화로 매출도 끌어올렸다. 세정은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남성복 웰메이드를 중심으로 인디안, 브루노바피, 트레몰로, 데일리스트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2021년 첫 사내 벤처 브랜드로 출발한 2030세대 남성을 겨냥한 브랜드 'WMC(더블유엠씨)', 지난해 하반기선보인 신규 캐주얼 라인 '브루노바피 캐주얼' 등은 세정의 상품 변화에 힘을 보탰다.

세정은 지난해 ▲새로운 상품 디렉팅을 통한 트렌디한 디자인 ▲스타 마케팅을 통한 신규 고객 유입 ▲온라인 채널 활성화를 통한 고객 접점 확보 등에 집중했다.

특히 고객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한 점은 고무적인 변화다. 세정은 과거 쌓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고객층이 선호할 만한 상품 디자인을 주로 선보이며 변화에 보수적이었으나, 기존 데이터가 아닌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비중 있게 다루며 캐주얼룩을 확대하는 등 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 같은 상품 변화에 힘쓰자 스타 마케팅도 수월해졌다. 상품이 트렌드에 맞게 변화하자 협찬 등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이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창업주 박순호 회장의 막내딸 박이라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사장은 2005년 세정 비서실 근무를 시작으로 회사에 합류했고, 2007년 세정과미래의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본격적인 경영활동을 시작했는데 지난해 올리비아로렌 등 브랜드 상품 디렉팅에 직접 참여하며 브랜드를 젊고 세련되게 바꾸는 데 힘을 보탰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토종 패션 기업이 대대적인 상품 변화를 꾀하며 이미지 쇄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오너가 직접 브랜드 디렉팅에 참여해 보다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세정의 박순호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브랜드만의 차별화된 경쟁력 ▲온·오프라인 유통 전략 차별화를 통해 양 채널에서 판매 시너시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유연한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조직의 민첩성과 열린 사고방식을 탑재해 새로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정은 올해도 이미지 쇄신에 힘쓰고, 젊은 고객을 겨냥한 브랜드 출시 및 기존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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