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엉뚱한 집 초인종 눌렀는데…백인 집주인 총에 맞은 16세 흑인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4. 1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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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집 초인종을 눌렀다가 총에 맞은 소년 [AP=연합뉴스]
미국 미주리주에서 16세 흑인 소년이 방문할 집을 착각해 엉뚱한 집의 초인종을 눌렀다가 백인 집주인의 쏜 총에 머리와 팔을 다쳤다. 이 사건은 인종 문제로 비화돼 주민들이 가해자 집 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한 주택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총에 맞아 쓰러진 랠프 얄(16)을 발견했다.

경찰은 집주인의 총에 맞은 얄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회복 중이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얄은 사건 당일 주소가 ‘115번 테라스’인 집에서 형제를 데려오라는 부모 심부름으로 동네를 찾았다. 그는 주소를 잘못 보고 ‘115번 스트리트’에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소년에게 총을 쏜 집주인은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돼 24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주법에 따른 기소 전 구금 가능 시간이 지나 풀려났다.

얄의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들은 성명에서 소년이 “백인 남성 가해자”의 총에 맞았다며 “카운티 검사와 법 집행기관의 신속한 조사와 체포, 기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번 총격이 인종과 관련한 동기로 발생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현재 우리가 지닌 정보로는 인종적인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인종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답변했다.

지역 주민 수백명은 사건이 발생한 집 앞에 몰려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자주 쓰이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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