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서 피어난 글씨의 매력, 캘리그래피 작가 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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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 ‘kallos(아름다운)’와 ‘grafi(쓰는)’에서 유래한 말로 ‘아름다운 글씨’라는 뜻을 가진 캘리그래피는 쓰는 도구나 방법이 정해진 서예와 달리 전통 서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독창적으로 표현하는 글씨다. 단어나 문장이 가진 뜻, 감정을 글씨에 담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또 감상한다. 캘리그래피는 유행을 넘어 하나의 취미 생활로 안착했다.
리제캘리그라피의 윤정희 작가는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며 익숙하게 접하는 캘리그래피를 취미로 배우다 전업을 결심했다. 우울했던 시기, 글씨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꼈던 것을 떠올리며 자신도 그러한 글씨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처음에는 백수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며 하루 종일 글씨를 쓰고 있노라면 불안감이 몰려왔다. 원하는 대로 글씨가 써지지 않는 날은 또 우울했다. 그렇지만 누구나 쓰는 멋있는 글씨 말고, 나만의 시그너처 글씨를 가지기 위해 쓰고 또 썼다. 어느 날은 몇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글씨를 썼는데 모든 글자가 고르게 써진 걸 보고 안도감을 느꼈고 자신감도 생겼다. 무엇을 하든 빨리 싫증을 내는 편이었는데, 캘리그래피만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글씨의 느낌도 매일같이 새로웠다. 그렇게 나만의 글씨를 만드는 일이 좋아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고.
처음 시작할 때는 한글만 썼는데 영문을 쓸 일이 많이 생기면서 영문 캘리그래피도 배우기 시작했다. 카퍼플레이트, 로만캐피탈, 고딕 등 서체마다 서법이 정해져 있는 전통 영문 캘리그래피를 먼저 배웠는데, 기존 서법에서 탈피해 나의 스타일을 더할 수 있는 모던 캘리그래피에 푹 빠졌다. 지금은 한글보다 영문을 더 많이 쓰고, <나도 영문 손글씨 잘 쓰면 소원이 없겠네>라는 책도 출간했다. 윤정희 작가는 그곳이 어디이건 몇 시간이고 글씨를 쓰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글씨 자체에 집중하면 잡생각도 사라지고 색을 고르면서 컬러테라피의 효과도 느낀다. 뾰족한 펜에 베이고, 알록달록한 펜 자국으로 손은 늘 엉망이지만 그녀는 계속 행복하고 좋은 순간을 써 내려가고 싶다고 말한다.
리제캘리그라피
캘리그래피를 좋아하는 이들이 자신의 글씨체를 마스터할 수 있는 취미 클래스를 운영한다. 윤정희 작가의 시그너처 한글 서체와 함께 영문은 카퍼플레이트, 이탤릭, 모던캘리그래피 등을 배울 수 있다.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328
문의 @riesecalligraphy
에디터 : 이채영 | 사진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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