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만 5명…칸에 모이는 거장들[클로즈업 필름]
기사내용 요약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다음 달 16일 열려
경쟁 부문 19편 진출…거장들 대거 초청돼
고레에다 히로카즈 '괴물' 한국관객 주목
난니 모레티·켄 로치·빔 벤더스 등 신작도
황금종려상 수상자만 5명…칸에 집결해
웨스 앤더슨·토드 헤인스 스타 감독 대기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칸영화제가 돌아온다. 봉준호·박찬욱 감독의 연이은 수상, 전도연·송강호 두 배우의 연기상으로 이제는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유럽 최고 영화 행사가 다음 달 16일 열린다. 올해 경쟁 부문엔 한국영화가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았고 지금도 열렬히 지지하는 거장들의 영화가 칸에 즐비하다.
일단 올해 경쟁 부문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황금종려상 수상 감독만 5명, 황금종려상 포함 수상 경력이 있는 감독은 8명. 칸 사무국은 지난 13일 경쟁 부문 진출작 19편을 발표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은 추후 경쟁 부문에 몇 작품이 더 추가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일단 우선 공개된 19편 중 주요작을 짚어본다.
◇다시 한 번 고레에다 히로카즈
한국 관객이 가장 궁금해 할 작품은 아마도 '괴물'일 것이다. 지난해 송강호·강동원과 함께한 영화 '브로커'로 칸에 다녀 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앞서 2013년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거장이다.
'괴물'은 '어느 가족' 이후 '파비안느의 진실' '브로커' 등 외국에서 외국인과 영화를 만들던 그가 5년만에 내놓은 일본영화다. '어느 가족'에서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줘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만장일치 극찬을 이끌어낸 배우 안도 사쿠라가 다시 한 번 고레에다 감독과 함께했다. '괴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인지 아직 알려진 게 많지 않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 보면 이번에도 고레에다 감독은 사회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 간에 벌어진 특별할 것 없는 다툼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어느 날 아이들이 갑자기 사라지게 된다는 게 '괴물'의 얼개다.
전작 '브로커'는 지난해 칸에서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평소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고, 메시지 역시 지지부진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레에다 감독이 그간 만들어온 작품들을 볼 때 그의 영화를 기대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가 두 번째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모레티·로치·벤더스·제일란…유럽의 명감독
이탈리아의 난니 모레티, 영국의 켄 로치, 독일의 빔 벤더스,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설명이 필요 없는 명감독들의 영화를 올해 칸 경쟁 부문에서 볼 수 있다. 모레티 감독은 2001년 '아들의 방'으로, 로치 감독은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두 차례, 벤더스 감독은 1984년 '파리, 텍사스'로, 제일란 감독은 2014년 '윈터 슬립'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모레티 감독의 신작 'Il Sol Dell’Avvenire'은 영어로는 'The Sun of the Future'다. 모레티 감독이 연출하고 출연도 했다. 다만 이 영화가 어떤 작품인지는 아직 알려진 게 많지 않다. 1950~1970년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라는 것 정도만 공개된 상태다.
'블루 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로치 감독의 '올드 오크'(The Old Oak)도 눈여겨 봐야 한다. 로치 감독은 앞서 언급한 두 차례 황금종려상 외에도 1990년과 1993년, 2012년에 심사위원상을 받았을 정도로 칸이 사랑하는 영화예술가다. 1936년생으로 올해로 87세가 된 이 노장 감독이 사회를 보는 눈은 젊었을 때 못지 않게 날카롭다. '올드 오크' 역시 그의 전작들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비춘다. 올드 오크는 극중 잉글랜드 노스이스트 광산마을에 있는 펍의 이름. 영화는 폐광 이후 사람들이 떠나고 시리아 난민들이 유입되는 상황 속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이 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벤더스 감독의 새 영화도 놓칠 수 없다. 벤더스 감독은 국내 관객에겐 황금종려상을 받은 '파리, 텍사스'보다는 '베를리 천사의 시'(1987년 칸 감독상)로 더 잘 알려진 연출가. 이번에 그는 일본에 가서 영화 '퍼펙트 데이스'(Perfect Days)를 만들었다. 벤더스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등이 사랑한 배우 야쿠쇼 코지다. 영화는 도쿄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음악과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중년 남자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일란 감독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2014년 황금종려상 외에도 2003년 '우작'으로 심사위원대상, 2008년엔 '쓰리 몽키스'로 감독상을 받은 터키를 대표하는 거장. 그의 새 영화 '어바웃 드라이 그래시스'(About Dry Grasses)는 터키의 작은 마을에서 교사로 일하는 한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수도 이스탄불로 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극심한 우울에 빠진 이 여성이 희망을 찾는가는 과정을 그린다.
◇할리우드의 스타 감독도 있다
칸에서 상을 받은 경력은 없어도 자기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해 전 세계 관객의 큰 지지를 받는 스타 감독들도 칸을 찾는다. 웨스 앤더슨 감독과 토드 헤인스 감독이다.
앤더슨 감독은 '문라이즈 킹덤'(2013)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프렌치 디스패치'(2021)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진 연출가다. 그의 영화는 특유의 대칭형 미장센과 동화같은 스토리가 특징이다. 신작 '애스터로이드 시티'(Asteroid City)는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과거 소행성이 떨어진 적이 있는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열리고, 행사 당일 이상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헤인스 감독은 '벨벳 골드마인'(1997) '아임 낫 데어'(2008) '캐롤'(2015)로 열성적인 팬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엔 '메이 디셈버'(May December)로 다시 한 번 관객을 홀린다. 영화는 20년 전 전국을 떠들석 하게 한 로맨스를 경험한 어느 부부를, 그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하는 여성 배우가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스타 감독들인만큼 이들의 영화엔 슈퍼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영화 팬을 설레게 한다. '애스터로이드 시티'엔 앤더슨 감독과 오랜 세월 함께 작품을 만들어온 제이슨 슈워츠먼과 틸다 스윈턴은 물론이고 톰 행크스, 스칼릿 조핸슨, 애드리언 브로디, 마고 로비, 에드워드 노턴, 브라이언 크랜스턴, 스티브 커렐, 윌럼 더포, 홍 차우 등이 출연했다. '메이 디셈버'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두 배우 줄리언 무어와 내털리 포트먼이 나온다.
◇첫 번째 황금종려상 노리는 실력자들
아직 황금종려상 경력은 없지만, 수상을 노려 볼 만한 실력자들의 영화도 준비를 마쳤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가 있다. 로르바케르 감독은 2014년 '더 원더스'로 심시위원대상, 2018년엔 '행복한 라짜로'로 각본상을 받았다. 새 영화 '더 키메라'(The Chimera)는 한 무리의 고고학자들과 그들이 발굴한 유물이 거래되는 암시장에 관한 작품이라는 것 정도만 공개돼 있다. 제목의 키메라(Chimera)는 사자의 머리에 염소 몸통, 뱀 꼬리를 단 그리스 신화 속 괴물이다.
이밖에도 핀란드를 대표하는 감독인 아키 카우리스매키의 '폴른 리브스'(Fallen Leaves), 베트남계 프랑스인 감독 쩐아인훙의 '패션 오브 도딘 부판'(The Passion of Dodin Bouffant) 등도 있다. 카우리스매키 감독은 2002년 '과거가 없는 남자'로 심사위원대상을, 쩐아인훙 감독은 1993년 '그린 파파야 향기'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제76회 칸영화제는 다음 달 16일부터 열흘 간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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