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속 이슈’ 재점화...신인이 오자마자 ‘138km 투수’ 됐다고? [SS시선집중]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삼성 팬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삼성만 들어오면 투수들 구속이 떨어진다고 성토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덮어놓고’ 구속이 내려가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최근 이호성이 ‘핫’했다. “시범경기 때 시속 145㎞ 던지던 투수가, 2~3주 만에 시속 138㎞ 투수가 됐다”며 팬들이 분노했다. 가장 최근 등판이던 지난 12일 SSG전에서 그랬다.
이날 총 46구를 던졌다. 시속 138㎞의 스피드가 나온 것은 맞다. 그러나 반대로 최고 구속은 시속 147㎞까지 나왔다. 6회 시속 138~147㎞ 분포를 보였고, 7회는 시속 142~145㎞다. 8회에는 시속 139~145㎞를 기록했다.
‘시속 138㎞ 투수’가 된 것은 아니다. 이 말이 참이라고 하면, ‘시속 147㎞ 투수’라는 말도 참이 된다. 박진만 감독은 “이호성은 신인이다. 투구수를 늘리는 단계다. 많이 던지면 힘이 빠지는 것이 보인다. 아직 체력도 부족하다. 던지면서 밸런스가 흐트러질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일 경기에서 6회는 주춤했지만, 두 번째 이닝인 7회는 좋았다. 8회도 잘 막았다. 던지면서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 그러면 밸런스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스피드도 잘 낼 수 있다”고 짚었다.
삼성 관계자는 “이호성은 캠프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체력 훈련, 기술 훈련을 하면서 힘이 떨어지고, 컨디션이 하락할 때가 있다. 순간적으로 구속이 떨어지는 이유다. 12일에도 최고 시속 147㎞이 찍혔다. 슬라이더도 시속 137~138㎞까지 나온다.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좌완 이승현 이야기도 꾸준히 나온다. 데뷔 시즌과 비교해 스피드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2021년 시속 150㎞의 힘 있는 공을 뿌렸다. 평균으로도 시속 140㎞ 중반은 됐다. 지금은 2~3㎞ 정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강민호는 “데뷔 시즌 임팩트가 워낙 컸다. 그 임팩트가 지금도 남아 있지 않겠나. (이)승현이가 되찾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 사실 구속도 많이 올라왔다. 제구를 잡고, 변화구의 구위를 올리는 것도 병행하고 있다. 제구가 안 되면, 주무기인 커브가 안 통하면 어렵다”고 말했다.
2022시즌 허리가 좋지 못했다. 이승현 스스로도 “2년차인 2022년에는 내가 못 던진 것이 맞다. 구속도 안 나왔다. 올해는 아니다. 구단 트랙맨 데이터를 계속 보는데, 시속 149㎞씩 나온다. 평균으로 봐도 시속 140㎞ 중반은 된다. 초반은 진짜 아니다. 정말 아닌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올시즌 출발이 좋다. 16일까지 6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0을 만들고 있다. 묵직한 속구에 주무기 커브도 각이 좋다. 이승현의 말대로라면 구속을 되찾고 있다. 구위도 산다.
가장 최근 등판인 16일 롯데전 기록을 보면 최저 시속 144㎞, 최고 시속 146㎞를 기록했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는 16일 롯데와 경기 평균 구속이 시속 142.3㎞다. 차이가 난다.
삼성 관계자는 “본인이 스피드에 신경을 계속 쓰고 있고, 제구도 잡고자 한다. 변화구도 계속 다듬고 있다. 동시에 하려니 바쁘다. 지금은 공이 빠르다고 타자들이 못 치는 시대가 아니다. 변화구가 있어야 하고, 제구도 있어야 한다. 이승연 스스로 노력중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선수를 꼽자면 최충연이다. 2018년 70경기 85이닝, 2승 6패 16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을 찍었다. 장신에서 뿜어내는 강속구가 일품인 투수였다.
많은 것을 잃었다. 경기 외적인 일로 징계를 받았고, 팔꿈치 수술도 받았다. 2020~2021년 2년을 통째로 날렸다. 2022년 돌아왔지만, 자신의 밸런스를 되찾지 못했다.
2023년은 다를 것이라 했다. 스프링캠프 당시 “잃어버렸던 포인트는 찾았다.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괜찮다. 불펜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들어간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캠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3경기에 나서 2.2이닝을 던지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13에 그치고 있다. 구속은 제법 많이 회복이 됐다. 최고 시속 147~148㎞까지 찍힌다. 시범경기부터 이 정도 던졌다.
문제는 제구다. 탄착군이 일정하게 형성되지 않는다. 볼을 던지다가 가운데 몰리면 맞는다. 2.2이닝에 볼넷 2개. 9이닝당으로 계산하면 6.75개가 된다. 피안타율 0.333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2.25가 나오는 이유다.
강민호는 “우리 팀에서 강한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짜 잘해줘야 한다. 지금은 잘 안 되고 있지만, 진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불펜의 ‘키’라 했다. 최충연이 살아야 삼성도 불펜에 여유가 생긴다. 시속 150㎞을 던져도 제구가 안 되면 의미가 없는 법이다. 과거 오치아이 에이지 코치가 있던 시절부터 삼성이 강조한 부분이 제구와 공격적 투구다. “초구, 2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라”고 강조한다.
삼성도 스피드 이슈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구속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 관계자는 “일부러 구속을 느리게 만드는 팀은 없다”고 강조했다.
시범경기까지 페이스가 좋았다가 현 시점은 살짝 떨어진 감이 있다. 다시 상승 사이클을 타면 좋아질 여지가 생긴다. 삼성 투수들이 팬들 입에서 “우리 투수들 이제 공 빠르다”는 말이 나오게 만들 수 있을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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