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이 폭행" 美시카고 도심서 1000명 난동…SNS 보고 몰려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도심 번화가에 1000명에 달하는 청소년이 난동을 부리다 2명이 총에 맞고 1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트위터캡처

미국 시카고 도심 번화가에서 1000명에 달하는 청소년이 난동을 부리다 2명이 총에 맞고 15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17일(현지 시각) 시카고 지역 언론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시카고 도심 공원 '밀레니엄파크' 앞 대로 미시간 애비뉴에 최대 1000명의 10대 청소년이 난입했다.

난입한 이들은 무리를 지어 몰려다니며 차 창문을 깨고 불을 지르거나 운행 중인 버스·승용차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등 큰 혼란을 일으켰다.

한쪽에서는 총격이 발생해 10대 2명이 팔·다리에 각각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를 목격한 시민은 "청소년들이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고 도로 위를 무질서하게 오가며 통행을 막았다"면서 "대규모 경찰이 배치됐지만 수적으로 절대적인 열세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10대 폭도들이 자동차 앞 유리를 깨고 보조석에 앉아 있던 남편을 폭행했다"며 "남편은 인근 노스웨스턴대학 병원으로 가서 치료받았다"고 밝혔다.

경찰 순찰차도 공격 대상이 됐으나 다친 경찰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15명에게는 총기소지, 차량절도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시카고 NBC방송은 이날 난동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계획된 '틴 테이크 오버'(Teen Takeover of the city·10대들의 도시 장악) 이벤트에서 비롯됐다며 "앞서 '15일 밤 밀레니엄파크에 모이자'는 메시지가 돌았다"고 전했다.

시카고시는 작년 여름부터 주말(목요일~일요일) 오후 6시 이후 밀레니엄파크에 보호자 없는 청소년들을 입장시키지 않고 있다.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흑인사회 항의 시위가 시카고 도심 번화가를 상대로 한 약탈과 폭동으로 번진 후 내려진 조치다.

시카고 경찰은 밀레니엄파크 입구에서 청소년들의 출입을 제지했다. 그러자 일부는 무단 진입을 시도했고 일부는 길 건너편에서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