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세가, ‘앵그리버드’ 제작사 핀란드 로비오 인수에 1조원 베팅

일본 콘솔게임 업체 세가(Sega)가 ‘앵그리버드’ 모바일게임으로 유명한 핀란드 게임 제작사 로비오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고 로이터 통신과 BBC 등 주요 외신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비오가 개발한 '앵그리버드'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양의 인형들.

콘솔게임 시장이 둔화에 모바일로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BBC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 시장은 2026년까지 2633억 달러(약 347조55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모바일 게임이 56%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세가는 약 7억7600만 유로(약 1조원)에 로비오 인수를 제안했다. 로비오 주식을 주당 9.25유로 매수하고, 옵션으로 주당 1.48유로를 추가 지급하는 게 조건이다. 로비오 이사회에선 주주들에게 세가의 매수 주식 청구에 동의할 것을 권유하는 중이다.

2003년 설립된 로비오는 2009년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를 출시했다. 세계적인 인기를 끈 앵그리버드는 모바일 게임 최초로 다운로드 10억건을 넘겼다. 지금까지 로비오가 출시한 게임의 다운로드 횟수는 총 50억회에 달한다. 인기 덕에 한때 로비오의 가치는 9억 유로(약 1조 3000억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당초 로비오는 이스라엘 게임회사 플레이티카에 기업을 매각하려 했다. 플레이티카는 7억 5000만유로를 제안했지만, 로비오가 이를 거절했다.

로비오 인수는 모바일 게임으로 확장하려는 세가의 장기 계획의 일환이다. 1960년에 설립된 세가는 콘솔 게임 업계를 지배한 회사였다. ‘소닉’과 ‘토탈워’ 시리즈 등으로 기업 규모를 확장했지만 콘솔 게임이 쇠락하기 시작하고 모바일게임이 대두되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세가는 향후 5년간 17억 유로를 모바일게임 투자에 쓸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사토미 하루키 세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도 모바일 게임은 특히 잠재력이 크다”며 “이 분야에서 성장을 가속하는 게 세가의 장기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세가의 로비오 인수 시도에 대해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로비오가 앵그리버드 외엔 이렇다 할 후속작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비오 매출의 83%가 앵그리버드 관련 상품에서 나올 정도로 의존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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