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카운트 두개 보유한 韓영화계, '드림'이 구원투수될까 [무비노트]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4월 개봉 지원을 받는 세 작품 중 두 개가 베일을 벗었지만 한국 영화계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난 외화에도 밀리며 굴욕을 당하고 있다. 이미 아웃카운트를 두 개 기록한 상황. 과연 천만 감독 이병헌이 '드림'으로 홈런을 치는 데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최근 멀티플렉스 3사는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통하는 4월을 앞두고 위기를 잘 넘기기 위해 색다른 대비책을 내놨다. 팬데믹 이후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한국 영화계를 응원하는 동시에 상영작들을 더 풍성히 채우기 위해 개봉을 망설이고 있는 작품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 배급 및 제작사에 관람객 한 명당 1000원 혹은 2000원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으로, '리바운드' '킬링 로맨스' '드림' 세 작품이 4월 개봉 지원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리바운드'와 '드림'은 관객 한 명당 1000원을, 제작비가 비교적 높은 '킬링 로맨스'는 2000원을 받게 된다.
이론적으론 멀티플렉스와 제작·배급사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획이었지만 우려 역시 함께했다. 그동안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던 이유가 비단 작품성 때문은 아니었기 때문. 높아진 물가와 함께 상승한 티켓 가격, 대형 OTT라는 경쟁 플랫폼의 등장 등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볼만한 작품이 없다'는 한 가지 부분만 해결되다 보니 이번 방안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핵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남았다.
불안한 분위기는 적중했다. '리바운드'가 개봉 지원작 중 가장 먼저 타석에 올랐지만 관람객들의 시선은 여전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이미 검증이 된 박스오피스 상위권 작품들에 머물렀고, 결국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하게 됐다. 뒤늦게 입소문을 타며 차근차근 관객수를 쌓고 있지만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태다.
열흘 뒤 개봉한 '킬링 로맨스'도 마찬가지다. 개봉 전날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오르며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가나 싶었으나, 이틀 먼저 오픈된 '존 윅 4'를 넘지 못하며 개봉 당일 2위로 밀렸다. 설상가상 최근 극장가는 초반 입소문이 중요한데 '킬링 로맨스'는 호불호 갈리는 평가가 이어지며 예매율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개봉 일주일도 안돼 박스오피스 4위로 밀렸으며, 개봉 100일을 앞두고 있는 5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도 일일 관객 수가 3000명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날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스크린수가 294관, '킬링 로맨스'는 4배에 가까운 935관이라는 걸 고려해 볼 때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4월 개봉 지원작 중 남은 건 '드림' 뿐.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특히나 '드림'은 '극한직업'으로 무려 1626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이병헌 감독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병헌 감독을 향한 대중의 신뢰도는 높은 편이다. '스물'부터 '바람 바람 바람'과 '극한직업'까지 늘 실패 없는 웃음을 보장했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도 저조한 시청률과 달리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그만의 독보적인 감성이 안방극장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해냈다.
그리고 지금의 영화계는 이런 대중성 높은 감독의 작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침체된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배급사에게 극장 개봉에 대한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그런 강력한 한 방 말이다. 이미 아웃카운트를 두 개 기록한 가운데, 과연 마운드에 선 '드림'이 극장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구원투수가 되길 바라본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
드림 | 리바운드 | 킬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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