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계 큰별 허블, 우주를 확장하다[김정욱의 별별이야기](13)

김정욱 기자 2023. 4.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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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우주.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일찌감치 우주의 가치에 눈을 뜨고 그 공간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자체 기술로 만든 위성발사용 로켓 누리호를 쏘아올리고 ‘우주항공청’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죠. 미지의 우주 그 광활하고 거대한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내려 합니다. <편집자주>

에드윈 파월 허블

무한한 미지의 세계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많은 천문학자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들 덕분에 우리가 궁금했던 우주가 어떤 곳인지도 조금씩 알아가게 되고 또 이를 우리 인류의 문명발전에 이용하기도 하죠.

천문학이라는 학문은 기원전 고대 때부터 존재했고, 그 동안 여러 천문학자들이 족적을 남겼죠. 많은 천문학자들 가운데 현시대의 학자 중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파월 허블’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망원경인 ‘허블망원경’도 이 학자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1889년 11월 20일 미국 미주리주 마시필드에서 태어난 허블(1953년 9월 28일 사망)은 미국 시카고대에서 천문학과 철학, 수학을 공부했고, 동대학원에서는 법학을 전공했습니다. 또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인문학을 공부했어요.

천문학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허블이 우주에 관한 이론을 여러 차례 바꾼 인물로 우주 관련 학계에 끼친 영향은 엄청납니다.

그의 업적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외부은하 발견’과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빅뱅과 우주팽창론’을 증명한 것입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우주망원경 ‘허블망원경’. 사진 제공=나사
외부은하 발견으로 천문학계 논쟁 종식

우선 외부은하 발견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외부은하란 우리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은하 외의 모든 은하를 말합니다. 허블이 활동했던 1900년대 초반 천문학계는 외부은하 존재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였습니다. 당시 할로 섀플리라는 천문학자는 우주 곳곳에서 발견되는 은하 모양의 나선 성운들이 우리은하 내에 있는 천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해 헤버 커티스라는 천문학자는 우주에는 우리 은하외에도 수많은 은하들이 존재하고 우리은하는 그 중 하나라고 맞섰죠.

이 두 사람의 논쟁은 우주의 크기를 두고 벌이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과연 우리은하는 우주의 전부인지 아니면 거대 우주의 일부에 불과한지에 관한 천문학계의 큰 관심사였습니다.

섀플리와 커티스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 허블입니다. 윌슨산천문대에서 근무하던 허블은 1923년 100인치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를 관측하던 중 ‘세페이드형 변광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변광성이란 시간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별(항성)이며, 세페이드형 변광성은 밝기의 변화가 주기적이고 규칙적인 변광성을 말합니다.

당시 허블은 안드로메다에서 발견된 변광성의 실제 밝기를 알아내고 이를 토대로 우리은하에서 안드로메다까지의 거리와 크기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가 측정한 우리은하-안드로메다 거리는 90만광년(훗날 250만광년으로 밝혀짐)이었고, 이는 우리은하의 크기보다 더 큰 규모로서 안드로메다는 우리은하에 속해있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이렇게 외부은하의 존재를 밝힌 허블은 이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우리은하 외의 은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냄으로서 천문학계에서 우주의 크기는 더 커지게 됐어요.

허블망원경이 촬영한 안드로메다은하. 사진 제공=나사
빅뱅이론 증명해 우주의 탄생 비밀 풀어낸 허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우주관측과 연구에 더욱 매진한 허블은 우주의 탄생과 크기에 관해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빅뱅’을 증명하게 됩니다.

1929년 허블은 밤하늘의 별들을 관찰하다 별들이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지구로부터 우주의 모든 것들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 거죠.

당시 천문학자들은 우주는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허블은 별과 별, 은하와 은하 등이 서로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주는 계속 커지는 중이라고 추측했죠. 예를 들어 풍선에 점들을 찍어 놓고 크게 불어 풍선을 부풀리면 점들 사이가 멀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허블은 빅뱅 이론을 증명했습니다. 빅뱅이란 무(無)의 상태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먼지보다도 작은 한 점으로부터 공간이 생겨나고 그 공간(우주)은 계속 커지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허블은 우주팽창을 시간 상으로 거꾸로 돌리면 우주는 압축돼 한점에서 시작했다는 빅뱅 가설이 맞아떨어진다고 발표했습니다.

외부은하의 존재와 빅뱅이론을 증명한 허블의 이 같은 업적은 우주가 얼마나 큰지 우리 인류의 시야를 넓혀주게 됐습니다.

그의 이름을 딴 허블망원경 역시 그의 명성에 걸맞게 블랙홀 발견 등 현대 천문학에서 수많은 업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던 허블을 특히 별을 좋아하고 우리 삶의 시작과 목표 등을 궁금해하며 철학적인 사색에 많이 잠겼다고 합니다. 허블은 소년시절부터 ‘하늘에는 얼마나 많은 별이 있을까?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궁금증을 항상 가졌고 결국 스스로 풀어냈죠.

“우리는 왜 세상에 우리가 태어났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이 어떤 것인지는 알아보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에드윈 파월 허블-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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